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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사연국嗣聯國 의 황제 KPC. 대성한 나라의 백성들은 어진 황제를 높이 칭송합니다. 황제께서 손짓하는 곳이 곧 대성하고, 너른 들판 위로 갈대의 그림자가 마른 파도처럼 흩어졌습니다. 풍악이 울리고 연회가 벌어집니다. 황국은 스러질 날 없이 번성합니다. 황제께서 시찰을 나가 듣도보도 못한 소수민족 출신의 새 후궁을 들여오기 전까지.


 황궁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피바람이 붑니다. 낮에는 대신들이 광기에 찬 황제의 칼에 목숨을 잃고, 밤에는 사치스러운 연회가 벌어집니다. 백성들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쉽니다. 황제의 하해와 같은 은혜를 받아 마를 일 없이 영글어가던 작물들도 어느 새 누렇게 색이 바래기 시작했습니다. 황제의 어진을 그리는 화원은 날마다 후궁의 천한 인물화를 그리고, 황궁에는 음악 소리가 끊길 날이 없습니다.


 곧 반란이 일어날 것입니다. 




로그 내용과 관련하여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열람 전 꼭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총 플레이 시간: 기억 안 나는데 중간에 두 번 끊고 사흘에 걸쳐서 플레이



 

 

 

※ 중간에 후타바의 말투가 바뀝니다. 폐하의 직위에 있지만 카오루코와 단둘이 있을 때에는 편한 말투를 사용하는 쪽으로 바꿨습니다.

 


 



KPC 인투 / PC 카노 상












191014, 15, 17~18


公無怨夜 (공무원야)

KPC 이스루기 후타바 PC 하나야기 카오루코
카오루코는 수양버들이 상흔처럼 그림자 진 궐 안을 걷습니다.
비단과 금실로 장식된 천장과 금빛의 용이 승천하는 사치의 향연.
무엇 하나 허투루 장식된 곳이 없을 정도로 화려한 대궐이었으나, 카오루코에게는 미치지 못합니다.
카오루코에게는 이 나라에서 제일 가는 옷감과 장인이 며칠 밤을 새워가며 세공한 귀금속들이 걸려 자신을 뽐내길 마다하지 않습니다.
후타바의 부름으로 황제의 집무처인 태창전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느릿하기만 합니다.
카오루코, 듣기 롤.
花柳 香子: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폐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듣고 싶지 않아도 저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통곡 같은 애원입니다.
그것은 분명 카오루코를 유폐하고 나라의 기강을 바로잡아달라는 간언일 것입니다.
태창전의 앞에 도달하자 카오루코는 그곳에서 아전 중 하나가 문 앞을 가로막고 서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태창전으로 들어가려 해도 비켜서지 않고 카오루코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아전:"폐하, 이 노신의 목을 치셔도 좋사옵나이다. 그러나 후궁 카오루코만은 제발……."
石動 双葉:아직도 네놈이 감히 내 앞에서 간교한 말을 지껄이는구나!
안쪽에서는 여전히 폐하의 노성이 들려옵니다.
花柳 香子:(궐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 나를 향한 비난이 들려 온다. 당신의 후궁인 제가 당신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지내는 것이 다른 사람 눈에는 그리도 언짢은 것인지 하루가 멀다 하고 이리도 간곡하니 불쾌함과 거북함이 느껴져 자연스레 눈살을 찌푸립니다. 제 앞을 막고 있는 이 자도 나를 싫어하는 것이 분명할 터, 다만 당신이 이 문 너머에 있으니 작은 목소리로 간청합니다.) 비켜 주시지요.
아전:(카오루코의 말이 들리지 않는 듯 여전히 폐하에게 말을 한다.) "폐하, 부디 이 노신의 오랜 충정을 생각하시어……."

花柳 香子:(제 말이 들리지 않은 듯 폐하께 간곡하는 눈 앞의 아전을 바라보며 우스운 듯 픽 웃고는 어깨를 툭 치며 다시금 말을 건다.) 비켜 주라고 했거늘, 제 말이 말 같지 않으신가 봅니다.

카오루코의 말을 들은 아전은 천천히 옆으로 물러납니다.
카오루코는 태창전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섭니다.
그곳에는 충직한 노신과 관자놀이에 핏발이 설 정도로 대노한 당신의 황제가 있습니다.
石動 双葉:그래. 잘 왔다, 카오루코. 이 노망난 늙은이가 네가 나라의 기강을 무너뜨리고 짐을 희롱하고 있다는구나.
후타바는 입꼬리만 올려 웃은 채 기둥 옆에 세워져있던 장식용 검을 뽑아듭니다.
섬세한 세공이 들어간 검은 장식용인데도 불구하고 당장 살을 벨 수 있을 정도로 날카롭습니다.
후타바는 카오루코의 뒤로 다가와 카오루코를 안으며 손에 검을 쥐어줍니다.
石動 双葉:자, 네 손으로 직접 죽일 기회를 주마.
노신은 깊이 숙인 고개를 들지 않은 채 조금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카오루코의 선택입니다.

花柳 香子:(태창전의 문을 열고 들어가 나의 사랑인 폐하께 작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네고는 옆에 무릎을 꿇며 간곡하는 노신들의 꼴이 참 우습기도 합니다. 노신에게 시선을 한 번 주고는 왕좌 위의 당신에게 시선을 맞추어 제게 말을 하며 저를 안아오며 자신의 손에 쥔 검을 제게 쥐여준 채로 저를 욕하는 이 노신들을 직접 베라는 당신의 말에 이리도 나를 사랑해 주는 당신에게 환희를 느끼며 당신의 행동에 보답이라도 하듯 검을 쥔 손을 노신의 목에 갖다 댑니다.) 폐하의 명이라면, 저를 욕하는 것들에게 본때를 보여야겠죠.

날카로운 칼끝이 아전의 목에 닿습니다.
벌벌 떨며 죄송하다는 말을 연신 내뱉습니다.

花柳 香子:(자신이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되니 그제서야 연신 죄송하단 말을 내뱉는 당신은 참으로 우습군요. 정말이지 우습고, 참으로 재미있는 광경에 노신을 향해 비웃으며 목에 갖다 댄 칼로 목을 베어냅니다.) 저를 욕보인 죄는 참으로 잔인하게도 죽는 것이옵니다, 아전.

카오루코, 듣기 롤.
花柳 香子: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바깥에 서있던 아전이 문 밖에서 아버지를 부르짖으며 통곡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후타바는 다른 하인들에게 그 시체를 치우라고 시킨 뒤, 태연하게 카오루코와 함께 피웅덩이 옆에서 사라지는 시체를 바라봅니다.
후타바는 곧 있을 다음 연회에 카오루코를 위해 특별한 연회복을 준비하려 한다며, 하인들을 시키지 않고 직접 줄자를 가져와 카오루코의 치수를 잽니다.
石動 双葉:(카오루코를 데리고 궁 안으로 들어갑니다. 놀라는 소리와 통곡의 소리가 들리지도 않는 것처럼 오직 카오루코를 향해 시선을 두면서요. 서랍을 열어 줄자를 꺼내고서는 살짝 웃습니다.) 곧 연회가 시작된다고 하더군. 이번 연회, 그리고 너와 어울리는 옷을 만들 생각이야. 팔을 한번 들어 보지 않겠나?
花柳 香子:(세상에 오직 나와 당신만 있는 것처럼, 당신은 오로지 나와 눈을 맞추고 나에게만 집중하는 당신이 참으로 좋다. 당신은 늘 나를 위한다. 당신의 말을 듣곤 팔을 들어 올린다.) 폐하는 늘 제게 행복함만을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다만 폐하께서 제게 행복만을 주시는 건 참으로 덧없이 행복한 일이어요.
石動 双葉:(사근사근, 잔잔하고도 부드럽게 귀를 감싸는 목소리가 좋아서, 애정을 담뿍 담아 나를 바라보는 그 눈빛까지도 너무 좋아서 소리내며 웃는다.) 카오루코, 너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이다. 어찌 너에게 기쁘지 아니한 감정을 전달할 수 있겠는가. (최대한 놀라지 않도록 조심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러운 손길으로 허리와 가슴 둘레를 잰다.) 이 정도면 충분한 것 같구나. 이제 물러가도 괜찮다, 카오루코.
花柳 香子:(당신의 나를 향한 애정이 눈에, 마음에 훤히 보여서 이런 당신이 좋아서 당신을 보며 웃는다. 끝났다는 말에 조금 아쉬워하며 물러나려는 듯 당신에게서 등을 돌린다.) 그럼 폐하, 저는 물러가도록 할게요.
다난한 오후였습니다.
어느새 방백처럼 깔리기 시작한 노을이 카오루코의 신발 앞코를 적십니다.
오늘은 다름아닌 염족의 전달자를 만나 흑양黑羊의 젖을 전달받는 날입니다.
전달자와의 만남은 궁궐의 뒤편에서 은밀하게 진행됩니다.
느리게 발걸음을 옮겨 궐의 뒤편으로 향하자 버드나무의 그림자 안에 갓을 눌러써 얼굴을 가린 이가 보입니다.
카오루코, 관찰 롤.
花柳 香子: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팔을 타고 그려진 흑양黑羊의 문신이 보입니다.
당신을 기다리는 전달자의 표식이죠.
전달자는 최근 황제의 동향을 묻습니다. 가신들의 행보까지도요.
최근 반역을 꾀하려는 무리들의 움직임이 있으니 조심하라고도 전합니다.
우리들은 지금의 황제를 붙잡고 권세를 누리려는 것이지 반역 같은 것이 일어나면 곤란하다고요.
반역의 무리를 알게 된다면 곧바로 황제에게 내막을 고하고 안전한 곳에 숨어있으라고도 합니다.
또한, 흑양黑羊의 젖 이틀치를 구해다 줍니다.
한 번에 많은 양을 줄 수는 없습니다.
전달자는 주변 눈치를 살피다가, 최근 만주 쪽에 쓰이지 않는 너른 들판이 있는데 그것을 내쫓긴 소수민족에게 하사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하라 말합니다.
花柳 香子:(저에게 흑양의 젖을 주며 너른 들판을 내쫓긴 소수민족에게 하사하라는 것이 어떻겠냐며 제안한다. 갈수록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는 것이 아전처럼 우습기 짝이 없다. 마치 나는 소모품인 양 시키는 것이 말이다. 그런 당신들이 싫다. 모든 것이 나를 위한 일이라며 꼬드기는 것이 참으로 싫다. 차라리 내가 왕위에 올라서서 모든 것들을 바꾸겠어. 그리 다짐하며 굳은 눈으로 바라보며 말을 꺼낸다.) 좋아요. 한 번 얘기해 보죠.
전달자들은 고맙다며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 사라집니다.
전달자와 헤어질 무렵, 당신은 저 수풀 너머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것을 보게 됩니다.
카오루코, 관찰 롤.
花柳 香子: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그건 분명 사람의 모습이었습니다.
누군가가 당신을 본 게 분명합니다.
하지만 어디로 갔는지 분명하지 않습니다.
......
저녁 시간대가 되었습니다.
황제는 불면증으로 밤잠을 설치는데, 카오루코와 함께 저녁을 먹고 나면 씻은듯이 잠이 온다며 그 이후로 함께 저녁을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카오루코가 황제의 잔에 흑양黑羊의 젖을 타는 것도 그때입니다.
당신은 황제의 수라상을 들이기 전에 자신이 음식을 점검해보아야 한다고 상궁들을 물리고 수라상을 점검합니다.
오색의 음식들과 흰 쌀밥들 사이에 보이는 약주가 눈에 들어옵니다.
花柳 香子:(불면증으로 늘 밤잠을 설치는 폐하를 위해서 저녁을 함께 하며 그때 흑양의 젖을 타 폐하께 드리는 시간, 민족을 위해서, 그리고 나를 위해서 사랑하는 당신께 피치 못할 죄를 저지르는 순간, 미안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순간. 당신이 마실 약주에 흑양의 젖을 넣으며 생각한다. 수라상을 당신에게 대접한다.) 폐하, 저여요.
石動 双葉:(매일 저녁마다 보는 사람이지만 어떻게 매일 새로울 수가 있는 걸까. 환하게 웃으며 들어오는 카오루코를 반가운 얼굴로 맞이한다. 같은 사람이라 한들 시간과 장소가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새삼 크게 깨닫는다. 태창전에서와는 다른 평온함이 작게나마 남아 있던 긴장까지 사그라들게 만든다. 상을 제 앞에 내리는 카오루코를 보며 옆자리를 톡톡 두드린다.) 옆에 앉게. 오늘도 고맙구나, 카오루코.
花柳 香子:(저를 보며 다정히 웃는 당신을 따라 저 또한 당신처럼 웃으며 당신의 옆에 앉는다.) 폐하는 고마우실 것 없으셔요. 전 당연한 일을 하는 것이지요.
石動 双葉:(설령 당연한 일이라고 해도 매시간을 편하게 쉬길 바라는 마음이 드니까. 옆자리에 착석하는 카오루코를 본 후 수저를 든다.) 식기 전에 얼른 들지.
花柳 香子:저는 폐하께서 드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물론 폐하께서는 제가 식기를 드는 것 또한 자신의 일처럼 중요하겠지만요.
石動 双葉:(매일 겪는 레퍼토리지만 가끔은 수저를 먼저 들길 바란다. 신분을 떠나 서로의 관계가 조금이라도 동등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한 숟갈을 거하게 뜬다. 입안 가득 퍼지는 맛에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네가 내 옆에 없었다면 이런 맛을 느끼지 못했을 거야. 그리곤 텁텁한 목을 축이려 약주를 한 모금 마신다.)
花柳 香子:(당신이 식기를 들고 입에 머금는 순간, 저 또한 당신을 따라서 식기를 든다. 입안 가득히 퍼지는 맛을 느끼는 당신에게 따스한 미소로 보답하고, 텁텁한 목을 축이려 약주를 마시는 당신을 보며 웃지만 속에서는 나오지 못할 감정들이 나를 에워싼다. 덤덤히 웃는다. 그것만이 내가 할 일이었다.) 약주는 입에 맞으신가요, 폐하?
石動 双葉:(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고갯짓이 끝나자마자 온몸에 열기가 오른다. 취기와 분간하기 힘들 정도의 뜨거움. 금세 기분이 달아오른다. 약에 취하면 드는 기분이 이런 건가 싶다. 저녁 상은 이미 안중에도 없는 듯이 고개를 돌리고는 시선을 카오루코에게 고정한다. 천장에 닿을 것처럼 솟은 입꼬리는 내려올 줄 모르고, 괜스레 웃음이 나서 크게 웃는다.) 하.... 아, 정말 어여쁘구나.
花柳 香子:(취기에 달아오른 당신을 보며 웃는다. 당신이란 사람은 정말 세상에서 나만 보이는군요. 이리도 경각심이 없어지다니. 그게 퍽 우습기도 재미있기도 하다.)어여쁘다니, 저를 그리도 사랑하십니까? 저를 보는 폐하의 눈빛 또한 온세상의 다정을 품은 듯 그리도 따스하고 아름답지요. 오늘 밤은 달이 밝아 폐하의 그 눈빛이 달빛을 머금은 것 같아요.
石動 双葉:그렇다면 오늘 잠들기 전까지 이 눈빛을 기억해 줘. 내가 네 옆에 있는 것처럼, 돌아누워 나를 끌어안고 자는 기분이 드는 것처럼. (귀를 울리는 달콤한 말은 황홀함으로 바뀌어 온몸을 감싼다.)
花柳 香子:(눈빛을 기억해 달라니, 폐하께서는 늘 이런 부탁을 제게 하시는 이유가 뭔가요. 단지 사랑해서? 나는 당신을, 폐하를 끌어안을 수 없어요. 나는 당신을 거역해야만 하는 존재라구요. 당신의 후궁이 되는 것이 이리도 비참하게 느껴질 일이었다면 처음부터 하지 않았을 것을, 후회하는 저를 왜 사랑하시나요. 나의 말은 당신에게 이끌리는 저의 마음을 표현하기도 한 것이지만, 나의 역할을 위해 꼬아 낸 것인것을 당신은 늘 모르십니다. 그런 당신이 밉다가도 다행이라 생각하는 저는 당신의 진정한 후궁이 될 수 없어요, 폐하.) 그럼요. 폐하의 눈빛, 폐하께서 저를 향한 애정까지도 꼭 끌어안고 기억할 것을 다짐할게요.
石動 双葉:(고조되어 있던 분위기가 한층 사그라든다. 아니, 취기 같은 열기가 점점 사방팔방으로 흩어진다. 한 모금이 지독한 걸 알면서도 달아오르는 뜨거움을 놓을 수 없다. 네가 날이 갈수록 부풀어오르는 내 마음을 알아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표정의 변화가 없는 카오루코를 보는 것이 괜스레 씁쓸하다. 그럼에도 들려오는 말이 좋아서, 다시금 미소를 머금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이만 돌아가도 좋아.
花柳 香子:(폐하의 무한한 애정이 부담스럽다가도 이내 받아들인다. 나는 그럴 수밖에 없어요. 폐하의 후궁이니까요. 다만 그런 애정이 나를 흔들리게 한다. 날이 지날수록 폐하께서는 제게 더욱 더 올곧은 애정을 보이시겠지요. 저는 그 애정을 어찌 보답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 애정이 제게는 너무나도 무거운 애정이니까요. 그런 폐하를 제가 어찌 거역할 수 있는지, 저는 그 애정에 있는 애정껏 보답할 것이어요. 폐하께서 제게 내비친 그 애정들처럼. 폐하께서는 모르시겠지만, 제게 있어서는 몇십 가지들이 제게서 변하고, 변했다는 것을 알까요. 폐하께 내비치는 애정 마저도 변했다는 것을 알까요. 돌아가도 좋단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천히 양자전을 나선다.) 폐하, 좋은 밤 보내셔요. 날이 밝으면 찾아올게요.
카오루코는 짧게 목례를 하고서는 처소로 돌아갑니다.
돌아누워서 후타바의 마지막 말을 곱씹으며 눈을 감습니다.
카오루코, 지능 롤.
花柳 香子: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알고 있던 흑양의 젖의 효과를 다시 떠올립니다.
잔을 마실 때에 가장 가까이 있는 카오루코를 사랑하게 되는 것.
그 효과 덕에 후타바는 카오루코를 사랑합니다.
그런데, 젖을 마시기 시작한 이후로 폭군이 된 것은 어째서일까요?
애초부터 후타바에게 광기의 조짐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까?
......
뙤약볕이 살을 꼬집는 불길한 낮입니다.
어쩐지 살갗에 달라붙어오는 의복마저 오늘은 불쾌하기 짝이 없습니다.
아침에 당신이 몸을 일으키자 무너져버린 촛대도, 찢어져버린 서적의 끄트머리도 묘합니다.
무언가 일이 일어날 것 같아요.
어제 전달자와 대화하는 당신을 보았던 이의 눈길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궐 안을 얼마 돌아다녔을 무렵일까요, 고성과 함께 무엇인가가 깨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소리가 들려오는 것은 황제의 집무처인 태창전입니다.
아전:폐하, 소신 오늘 죽어도, 내일 죽어도 좋사옵나이다. 이 몸을 산채로 불태워 돼지우리에 던져주어도 좋사옵나이다. 그러하오나 후궁 카오루코, 후궁 카오루코만은 부디 곁에서 물리시옵소서.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石動 双葉:듣기 싫다 하였느니라! 더 그 잘난 입을 놀렸다간 평생 말을 하지 못하게 만들어 주겠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입니다. 평소의 간언들과는 다릅니다.
아침의 불길한 징조들은 모두 이 순간을 암시하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카오루코는 태창전 내부로 들어가야 할 것 같은 기분을 느낍니다.

花柳 香子:(뙤약볕이 내리쬐는 아주 기분 나쁜 날이다. 살갗에 붙어오는 의복도, 몸을 일으키니 무너진 촛대도 찢어진 서적의 끄트머리도, 모든 것이 묘한 하루다. 어제 전달자와 대화하는 모습을 보았던 누군가의 눈길 때문인 것일까, 조금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서는 궐 안을 얼마 돌아다니니 태창전에서 무언가가 깨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 아마도 저번 그 아전처럼 나를 향한 간언이겠지. 날이 가면 갈수록 늘어나는 이 간언들이 지겹고도 지겹다. 나의 추악함을 아는 이들의 행동이어서 지겨울지도 모른다. 어찌 됐건 나는 이 간언을 막아야 하기에 태창전 내부로 발길을 옮긴다.)

카오루코가 태창전 안으로 들어가면, 아전이 황제에게 간언을 하며 바닥에 이마를 찧느라 머리에서 피가 흐르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황제는 그 꼴이 끔찍하다는듯 한껏 인상을 구긴 채입니다.
그러나 태창전으로 들어선 카오루코를 보고는 더없이 환한 미소를 짓습니다.
石動 双葉:마침 잘 왔다, 카오루코. 이놈이 뭐라는지 아느냐? 네가 내가 마시는 잔에 독을 탔다며 너를 모함하는 것이 아니냐. 다른 누구도 아닌 다름아닌 네가! 네 입으로 말해보아라. 한 마디면 돼. 아니, 아니다. 내게 명령하거라. 이 자를 죽이라고. 네 한 마디면 내 이 자의 목을 잘라 저잣거리에 걸어두고 썩어빠진 몸뚱어리는 네 개로 찢어 말 먹이로 줄 테니.
花柳 香子:(태창전 안으로 들어가니 아전은 당신에게 수도 없는 간언을 한 탓에 머리에서 피가 나오고 있고, 당신은 그런 눈 앞에 있는 아전을 끔찍하다는 듯 보고 있었다. 눈 앞에 보이는 이 광경이야말로 내가 폐하의 후궁이 된 후부터는 익숙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리도 끔찍하고 속이 메스꺼운지 모를 일이었다. 듣고 보니 어제 나를 본 자는 이 자였던 건가. 그래서 피가 날 정도로 간언을 했단 건가. 그 독이 폐하를 폭군으로 만들었고, 나를 이리도 사랑하게 했음을 모르는 당신은 폐하께 그렇게 간청해 보면 무언가 달라질 줄 알았던 것인가요. 괜한 헛된 희망을 품은 것 같아 당신이 몹시 불쌍하고 안타깝네요. 폐하껜 당신의 말은 들리지 않는단 것을 모를 리가 없을 터인데도 나를 내몰기 위해 이리도 간언하니 노력만큼은, 그 끈기만큼은 인정해 드려야겠네요. 제 목표는 폐하를 왕위에서 내리는 것, 그것만이 제 목표지요. 거짓된 사랑을 말하면서도 나는 당신을 사랑했지만, 사랑할 수 없는 폐하를 사랑한 제 잘못이 크겠지요. 폐하의 잔에 독을 탔습니다. 다른 이도 아닌 폐하의 후궁인 제가요. 전하지 못한다. 나는 폐하께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인걸요. 오해를 샀으니 해명하는 것도 직접 해야 할 터였다. 이 자를 죽이는 것이 좋겠지. 전달자와의 모습을 본 사람이라면 명분은 충분하니. 들키지 말아야 했고, 들키지 않아야 했다. 그런 것을 지키기 위해선 피를 보더라도 옳다고 느껴야만 했다. 있는 힘껏 울상을 지으며 간청한다. 내 애원이 아전에게, 폐하에게 선명히 들리도록.) ... 폐하, 폐하를 사랑하는 제가 폐하의 잔에 독을 탄다니요. 폐하께서도 늘상 느끼시지 않나요? 제가 폐하를 사랑한다는 것을 말이어요. 그런 제가 폐하의 잔에 독을 탈 리가 없지 않겠어요? 이건 저를 향한 모독이어요. 폐하, 저 자를 죽여 주세요.
후타바는 자신의 노기를 이기지 못해 검을 빼어들어 아전의 숨을 거둡니다.
그의 피가 후타바의 얼굴로, 의복으로 튑니다.
시종들의 짧은 비명과 술렁거림이 들려옵니다.
그러나 후타바는 되려 천진한 얼굴로 검을 멀리 던지며 카오루코를 안아옵니다.
후타바는 카오루코를 안은 채 자신에게는 너뿐이다, 너만 있다면 세상 천지 무엇을 준다 해도 바꾸지 않을 것이야, 네가 있어 짐이 있는 것이라 같은 광기 어린 말들을 중얼거립니다.
花柳 香子:(폐하가 나를 욕보인 아전을 베어냈다. 폐하의 앞에서 나를 욕보이든, 나를 욕보이지 않든 당신의 심기를 거슬렸다가는 목숨을 잃는 것이라고 본보기가 된 양 아전은 태창전의 바닥에서 피를 흘리며 숨을 거뒀다. 순간 술렁거림이 들렸지만, 당신은 아무것도 안 들린다는 듯이 나를 안으며 광기 어린 말들을 속삭인다. 분명 흑양의 젖의 효과는 '잔을 마실 때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당신이 폭군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저 나를 사랑하게 되어 이 넓디 넓은 세상에서 폐하의 눈엔 나밖에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 무엇이 폐하를 그리 만들었습니까. 폐하의 광기 어린 말들이, 눈빛들이 낯설기만 합니다. 이런 폐하에게 느끼는 제 감정이 희열이라 한다면, 폐하께선 저를 경멸하실까요. 더욱 저를 사랑해 주실까요.)
石動 双葉:(제 품 안에 있는 카오루코를 계속 바라본다. 눈 앞에서 겪은 상황들에 혹여 충격받진 않았을까, 쉽게 지울 수 없는 기억을 안겨 준 건 아닐까 하는 걱정까지 함께 갖고 있으면서. 허리를 조금만 굽히면 자신을 바라보는 카오루코의 눈동자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중얼거리듯 카오루코에게만 들릴 정도의 목소리로 낮게 속삭인다.) 나한테는 너밖에 없어, 카오루코. 그러니까 어디 가지 말아 줘. (다정한 손길로 더 세게 끌어안는다.)
花柳 香子:(당신의 말을 듣곤 살짝 웃으며 당신에게 대답한다.) 제게도 폐하밖에 없는걸요. 그러니 어디 갈 일도 없어요. (폐하는 늘 제 생각에 빠져 계시네요. 그래요. 부디 앞으로도 제 생각만 하시길 바라요. 사랑에 빠진 폭군, 퍽 우습다가도 제법 좋은 무기가 될 테니까요. 저는 그런 폐하를 사랑해요.)
石動 双葉:(말도 참 예쁘게 해. 아전의 간청을 받을 때만 해도 불편하던 심기가 편안하게 나아졌다. 네가 내 옆에만 있어도 이렇게 달라지는데 없으면 어떻게 될까. 상상도 하기 싫은 생각을 빠르게 걷어내고 미소를 보인다. 네 대답에 대한 긍정의 의미로.) 꽤 불편한 일을 겪었으니까 들어가서 쉬는 게 낫겠다, 카오루코.
花柳 香子:(당신을 낫게 해 주는 것 또한 나, 당신을 병 들게 하는 것 또한 나여요. 당신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나였으면 해요. 폐하께서 사랑하는 이가 폐하의 한 수 위인 것이 말이에요. 당신의 우위에 선 자가 바로 폐하의 눈 앞에 있는, 사랑스럽다는 듯 쳐다보고 있는 사람이란 것을 알게 되면 어떻게 하실까요. 내게는 늘 웃고만 있는 당신이 싫증나가다도 금새 재미있는 사람이 돼요. 제게는 폐하란 그런 사람이에요. 사랑하지만 사랑할 수 없는, 병을 주고 낫게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사람. 당신의 뜻대로 움직이지만, 모순된 저를 이리도 사랑하니 그에 보답해야겠죠. 그것이 올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 테니요. 당신의 대답에 따스히 웃으며 발길을 나선다.) 언제든 부르셔도 좋으니 제게 애정을 주세요, 폐하.

影. 대궐영 大闕影 파트입니다.
花柳 香子:(백서전 조사하겠습니다)
백 개의 글이라는 뜻을 가진 백서전입니다.
황제가 실질적으로 정사를 보는 건물로, 이곳에서 황제는 신하들과 정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크고 작은 나랏일을 처리합니다.
하늘로 승천하는 용이 양각으로 새겨진 책상 위에는 여러 문서들이 놓여있습니다.
문서들을 살펴보면, 꽤나 바르고 정갈하게 쓰인 글씨들이 눈에 띕니다. 대부분이 신하들이 올린 상소 같네요.
카오루코, 자료조사 롤.
花柳 香子:
자료조사
기준치: 65/32/13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그 중 후타바가 적은듯한 종이들을 발견합니다.
일기의 형식을 띄고 있지만 일기는 아닌 것으로, 마치 상소를 확인하다 급하게 작성한 것 같은 기분입니다.
이건 뭔가요? 마치 당신과의 일들을 떠올리게 하는 일기의 내용임과 동시에, 묘한 내용입니다.
카오루코, 이성 롤.
花柳 香子: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감소 없습니다.
당신은 누가 볼까 싶어 급하게 문서들을 정리해둡니다.
보아서는 안 될 것을 본 것처럼 어쩐지 심장이 거세게 박동하는 것 같습니다.
......
그날도 카오루코는 황제의 저녁수라에 함께하기 위해 양자전으로 향합니다.
양자전의 앞에서 카오루코는 후타바를 마주합니다.
오늘 저녁수라는 양자전이 아닌 평소 카오루코가 지내는 의영전에서 함께 하고 싶다는군요.
아뿔싸, 그렇게 되면 저녁수라가 상에 오르기 전에 흑양의 젖을 타려던 카오루코의 계획에 오차가 생깁니다.
이렇게 되면 수라를 드는 와중 후타바가 잠시 고개를 돌린 사이라거나 어떻게든 시선을 돌리게 한 뒤에 젖을 타야겠네요.
카오루코, 관찰 롤.
花柳 香子: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후타바의 뒤에 선 몸종이 천에 싸인 무언가를 들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저건 뭘까요?
카오루코와 후타바는 함께 의영전으로 향합니다.
굳세고 영묘하다는 뜻을 가진 궁전으로, 나라의 기둥이 되는 중전과 후궁들이 거처하는 곳입니다.
의영전의 뒤로 이어진 정원으로 향할 경우 솔종루가 나오며, 의영전의 창을 내다보면 카오루코의 소원대로 정원의 길목따라 심어진 수양버들 가지가 밤바람에 구름처럼 흔들립니다.
카오루코와 후타바가 의영전 안으로 들어서 자리를 잡자, 수라상이 안으로 들어옵니다.
천에 싸인 무언가를 들고 있던 몸종이 함께 들어옵니다.
비단 싸개를 걷어내니 카오루코에게 어울리는 색과 보석으로 황제만큼이나 화려하고 우아하게 장식된 연회복이 아래로 치렁하게 내려옵니다.
후타바는 몸종이 들고 있는 연회복을 건네받고, 몸종은 인사를 한 후 의영전 밖으로 나갑니다.
石動 双葉:며칠 뒤 연회에서 네가 입을 옷을 만들어 봤는데, 마음에 들어?
花柳 香子:(우아하고 화려한 장식된 연회복을 보니, 저번에 당신이 재어줬던 치수가 생각나 나를 향한 이 마음에 환히 웃는다.) 폐하. 이리도 아름답고, 화려한 이 연회복을 제게 주셔도 되는 것이어요?
石動 双葉:네가 아니면 누가 이 영롱한 의상을 입어. 저번에 치수를 잰 덕분에 수월하게 작업했으니 편하게 받아 둬.
花柳 香子:폐하의 뜻이 그렇다면, 감사하게 받을게요. 정말 이 예쁜 의상을 입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해요, 폐하!
石動 双葉:(카오루코가 기뻐하는 모습에 기분이 덩달아 고조된다.) 자, 들도록 해.
카오루코, 은밀행동 롤.
花柳 香子:
은밀행동
기준치: 70/35/14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저녁상을 가져다 드리러 양자전으로 향하는 길에 폐하를 만날 줄 몰랐다. 의영전에서 함께 하고 싶다니, 이런 분이 아니었는데 싶다가도 금방 발걸음을 향하는 폐하를 급히 따라간다. 몸종이 들고 있던 것은 언젠가는 내게 주시겠구나, 했던 연회복이었다. 그 연회복을 이리도 빨리 주실 줄은 몰랐다. 생각했던 것보다 빨라서 놀랐다. 놀라움을 뒤로 하고, 침착하게 당신 몰래 흑양의 젖을 넣고, 당신의 잔에 약주를 따른다.) 폐하도 어서 식사를 하셔요.
石動 双葉:(기분이 좋을 땐 약주로 목을 먼저 축이는 거라고 어려서부터 배워 왔다. 지금까지의 저녁 식사 중에 안 그랬던 적이 없었겠냐만은, 오늘은 연회복 때문인지 더 달아오르는 기분이 들어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인다. 타들어가듯 뜨겁지만 시원한 액체가 목구멍을 따라 내려간다. 좋다.) 오늘도 술 맛이 좋구나.
花柳 香子:약주가 입에 맞으신다니 다행이어요, 폐하. (약주를 따르자 한 모금 마시는 폐하를 힐끔 보며 웃는다. 오늘도 마신다. 이 약주를 마시게 됨으로 폐하는 오늘보다 한 층 더 저를 사랑하게 되실 거여요.)
石動 双葉:(가슴 한쪽이 타오르는 것 같다. 약주의 효과겠지. 매일 밤마다 겪는 현상이지만 익숙해지지 않는다는 게 신기하다. 매일 너를 바라보는 것과 동등한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편할까. 온몸이 붉게 달아오른 건지 전신이 화끈거린다. 평소보다 효과가 빠르구나. 술잔에 담긴 약주를 입 안으로 털어 넣는다. 광대가 점점 올라간다. 쳐다보기만 해도 좋은 거냐, 왜.)
花柳 香子:이만 술은 그만 드시는 것이 좋겠어요, 폐하. (어제보다 효과가 빠른 것 같다. 분명 마실수록 효과가 빠르다는 것은 들은 기억이 없을 텐데... 다음에 전달자가 오면 물어봐야겠어.)
石動 双葉:(무어라 하는 것 같은데 이미 올라간 기분 때문에 잘 들리지 않는다. 오롯이 즐거운 기분과 옆에 있는 사람에 대한 사랑만이 나를 포함한 이 공간을 둘러싸고 있다. 자연스럽게 손이 술잔으로 향한다.) 한 잔만 더....
花柳 香子:폐하, 오늘은 그만 드시는 것이 좋겠어요! (당신의 술잔을 뺏어 당신의 손이 닿지 않은 곳으로 두고 얘기한다. 흑양의 젖의 효과만이 페하를 지배하고 있다. 이래서는 안 될 것 같다.)

石動 双葉:(순식간에 손이 텅 빈다. 딱 한 잔, 아니, 한 모금이라도 좋으니까.... 술잔을 멀리 두는 카오루코가 괘씸하면서도 화를 낼 수 없어서 마음이 답답하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왜 하필 네가.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다. 카오루코가 나갈 때까지만 참자. 참는 거야.) .... 알았으니 이만 가 보겠네.

후타바가 나가고 카오루코는 머리를 식힐 겸 자리에 눕습니다.
잠들기 전, 카오루코는 낮에 보았던 아전의 죽음이 떠오릅니다.
피눈물을 흘리면서 당신을 저주하고 죽어갔을 그 아전의 모습이 이상할 정도로 뇌리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미 늦지 않았습니까.
당신은 망국의 후궁. 폭군의 애첩.
이제와서 돌이킬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복잡한 마음을 안은 채 잠에 듭니다.
......
아침이 되어 카오루코는 산책을 할 겸 의영전 뒤쪽 궁중의 정원을 거닙니다.
새들은 지저귀고, 계절감 있는 꽃들이 하나같이 당신에게 어여쁨을 받기 위해 울타리 너머로 목을 빼고 있습니다.
황홀경 같은 꽃내음이 당신의 몸을 잠식해나갈 때에…….
카오루코, 관찰 롤.
花柳 香子: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저 멀리 보이는 꽃에게만 나비와 벌이 꼬이지 않은 것이 눈에 띕니다.
이상하죠, 사람을 홀릴 정도로 탐스럽게 피어난 꽃인데 말입니다.
카오루코, 교육 롤.
花柳 香子:
교육
기준치: 65/32/13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 꽃은 모란입니다. 그런데……. 조금도 향이 나지 않습니다.
아니, 지나친 향기에 코가 마비된 걸까요? 알 수 없습니다.
나비와 벌이 꼬이지 않은 것은 그래서 같습니다.
산책을 하고 있으면, 후타바의 몸종이 급하게 달려와 카오루코를 찾습니다.
그는 급하게 숨을 몰아쉬다가 황제께서 태창전에서 카오루코를 찾고 있음을 알립니다.
황제께서 또 말입니까?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당신을 찾아대는 모습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 흑양의 젖이 얼마나 좋은 효과를 지니고 있는지 새삼 실감이 납니다.
후타바의 부름에 태창전으로 걸음을 옮기면, 그곳에는 정화서의 수석 화원이 있습니다.
황제의 어진을 그리려던 중인 것 같은데, 왜 카오루코를 부른 걸까요?
후타바는 카오루코를 자신의 곁에 세우고는 화원에게 명합니다.
石動 双葉:목 아래로는 나를 그리고, 목 위로는 카오루코를 그리거라.
그 해괴망측한 명령에 화원은 단말마 같이 되묻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그건 바로 어진 대신 한낱 후궁의 초상화를 그리라는 것입니다.
그것도 용포를 입은.
그것은 예절과 법도에 어긋날 뿐더러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
화원이 우물쭈물하고 있자 후타바는 미간을 좁힌 채 당장이라도 경을 칠 것처럼 불편한 얼굴을 합니다.
石動 双葉:두 번 말하게 하지 말고. 자, 카오루코. 긴장할 것 없다. 네가 이 나라의 황제가 된 것처럼 여겨보아라.
花柳 香子:(평소와 같이 자주 하던 산책 도중 당신의 몸종이 급히 내게 오며 나를 찾는다 하니, 하루가 멀다하고 나를 찾는 폐하의 모습을 보면 새삼 흑양의 젖의 효과가 그리도 잘 나타나는지 실감이 난다. 태창전으로 발을 옮기니 황제의 어진을 그리려던 중이었을 텐데, 폐하께서는 왜 나를 부르신 건지 의아하던 참 당신의 말이 들린다. 아, 당신은 어찌 그런 명을 내리시는 겁니까. 있을 수 없는 일과 있어선 안 되는 일이 있단 것을 모르시는 것이 아니지 않으신가요. 한낱 당신의 후궁인 제가 당신의 용포를 입은 초상화를 그린다는 것이 말이나 되옵니까.) ... 폐하, 이건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는 것을 잘 알지 않나요. 앞으로 고귀하게 여겨질 폐하의 초상화에 제 모습을 수놓는다니요.
카오루코의 만류에도 후타바는 굴하지 않습니다.
결국 어진이 완성됩니다.
목 아래로는 황제의 용포를 두르고, 목 위로는 카오루코의 얼굴을 한 어진이요.
화원은 떨리는 손으로 어진을 후타바에게 건넵니다.
후타바는 그제야 만족스럽다는 듯 크게 웃음을 터뜨립니다.
石動 双葉:좋다. 후대라는 놈들이 이 그림을 보고 무어라 생각하겠는가. 이번 황제는 네가 되는 것이다, 카오루코. 네가 사연국의 황제야.
화원이 고개를 떨군 채 통탄스럽다는 얼굴을 하는 것은 당신에게만 보이는 모양입니다.
이제 다른 이들은 당대의 폭군을 당신의 얼굴로 기억할 것입니다.
하지만 별 차이는 없겠죠.
그는 당신의 것이자 당신은 그의 것. 겨우 이목구비의 차이로 그 사실을 바뀌지는 않으니 말입니다.

影. 대궐영 大闕影 파트입니다.
花柳 香子:(태창전을 조사합니다)
크게 창성하라는 뜻을 지닌 태창전입니다.
궁궐의 중심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태창전은 제왕의 위용을 만천하에 드러내기 위해 어느 전각보다 크고 웅장하게 지어져 있습니다.
카오루코와 후타바의 혼례식도 이곳에서 치뤄졌었죠.
후궁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성대하게 치뤄졌던 혼례였습니다.
카오루코, 관찰 롤.
花柳 香子: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황제께서 보시고 난 뒤 분노하여 구석에 팽개쳐둔 것을 내관이 발견하지 못한 것인지, 구석에 처박힌 상소문 하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상소문을 읽고 나자, 작은 칠기상 위에 올려져있는 서적이 눈에 띕니다. 상소문을 올리며 함께 올린 책일까요?
카오루코, 역사 롤.
花柳 香子:
역사
기준치: 55/27/11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사연국이 아닌, 전쟁에서 패하기 전 염족이 속해있었던 타국의 역사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서적에 적힌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당신이 여지껏 도왔던 이들이 이런 이들이었나요? 서적을 모두 읽은
카오루코, 이성 롤.
花柳 香子: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감소합니다.
花柳 香子:(감소 끝)
.....
궐을 돌아다니던 카오루코의 뇌리에 문득 잊고 있던 사실 하나가 스칩니다.
아, 오늘은 염족의 전달자와 밀회가 있는 날입니다.
기다리던 날일 수도, 그리 내키지는 않는 날일 수도 있습니다.
느린 걸음으로 궐의 뒤편으로 향하자 그림자 속에 몸을 숨기고 있던 전달자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전달자는 흑양의 젖을 전달하며 카오루코 덕에 만주의 들판이 손가락 하나 까딱 않고 염족의 소유가 되었음에 대한 감사를 전합니다.
동시에 이번에는 염족의 입지를 위협하는 치들이 있다며, 붉은 학이 용의 머리 위로 그림자를 드리우매 국가의 존엄이 위태로워지고 있다 황제에게 은유적으로 전하라 합니다.
이는 카오루코의 안위 또한 위하는 일임을 재차 강조하며 흑양의 젖을 전달합니다.
의영전으로 돌아가는 길, 후타바의 몸종이 오늘의 저녁수라는 희문정에서 들자는 어명이 있으셨다며 전하고 갑니다.
요새 황제께서는 양자전에 머무르는 것을 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악몽이라도 꾸는 걸까요?
그나저나 오늘도 술잔에 먼저 젖을 타는 것은 힘들 것 같으니, 다시 후타바의 눈을 피해 자리에서 잔에 젖을 타야겠네요.
카오루코, 은밀행동 롤.
花柳 香子:
은밀행동
기준치: 70/35/14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전달자에게서 흑양의 젖을 새로이 받고, 희문정에서 저녁수라를 하자는 명에 오늘도 폐하의 옆에서 몰래 타야 되는 것에 머리가 지끈 울리곤 합니다. 폐하께서 요즘 양자전에 머무르는 것을 피하는 것인지 저녁수라를 들 때마다 다른 곳에서 들곤 하는 것이 신경이 쓰인다. 당신 모르게 흑양의 젖을 약주에 타, 잔에 따르고 당신의 앞으로 갖다 대고 입을 엽니다.) 폐하, 요즘 악몽이라도 꾸시는 것인가요? 양자전에서 머무는 것을 잘 못 본 것 같아요.
石動 双葉:(나라의 분위기가 흉흉하다. 근심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 애써 웃으며 입 앞에 있는 술잔을 받아 한 모금 마신다.) 괜찮아. 그냥... 분위기가 좋은 것 같지는 않아서.
花柳 香子:(당신을 걱정하는 투로 입을 연다.) 비 온 뒤엔 맑은 날이 찾아온다 하지 않나요. 나라도 그렇게 될 것이어요, 폐하.
石動 双葉:(제 생각을 해 주는 카오루코가 고마워 눈을 마주한다.) 네 말을 들으니 안심이 되는구나. 고맙다, 카오루코.
花柳 香子:(눈을 마주하는 당신을 보고 웃는다.) 저를 보는 것도 좋지만, 식사는 하셔야 하지 않으시겠어요?
石動 双葉:(아차, 하는 생각과 함께 수저를 들고 한 술 뜬 후, 약주를 마신다. 인위적이더라도 지금은 기분이 좋아야 하니까. 오늘도 점점 달아오른다. 가라앉아 있을 땐 마시지 말라고 하던데, 설마 그 이유 때문일까. 폭군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살아왔고, 카오루코에게도 자주 보였지만 지금은 꽤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카오루코, 미안한데 이만 나가 주면 좋겠어.
카오루코는 목례를 하고 희문정을 나갑니다.
새벽 깊이 올빼미 우는 소리가 만연합니다.
......
아침부터 대궐 안은 소란스럽습니다.
여기저기서 곡하는 소리가 울려퍼지고, 황제의 노기를 알기라도 하는 것처럼 가지마다 까마귀가 앉아 웁니다.
카오루코조차 곡하는 소리에 도저히 자리에 앉아있을 수 없어 의영전을 박차고 나와 소리의 근원을 찾자, 태창전 앞에 엎드려 울부짖으며 머리를 조아리는 신하들이 보입니다.
얼마 가지 않아 태창전의 문을 박차고 나오는 후타바가 보입니다.
어지간히 심기를 거스른 것인지 고함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릴 지경입니다.
카오루코, 듣기 롤.
花柳 香子: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石動 双葉:네놈들이 지금 어느 안전이라고 몰려들어 패악질을 하는 것이냐! 썩 물러가지 못할까!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궁궐 전체를 울리는 소리입니다.
어림 잡아 오십은 족히 되어보이는 신하들이 각자 머리를 조아리며 그리 외치고 있습니다.
일부는 감정이 격해졌는지 흐느끼기까지 하는 모습입니다.
"후궁 카오루코는 나라의 존망을 위협하는 해악 같은 존재이옵니다!"
"폐하, 부디 소신들의 충정을 생각하시어 과거의 어진 성군으로 돌아와주소서!"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후타바가 카오루코를 발견합니다. 신하들의 저주가 생략됩니다.
石動 双葉:카오루코, 이 자들이 나라를 말아먹은 네 죄가 깊으니 너를 유폐시키라는구나. 어찌 생각하는가?
花柳 香子:(아침부터 곡하는 소리에 가만 있을 수 없어 박차고 나와 태창전을 향했다. 여전히 우스운 것들, 포기를 모르는 자들이 폐하께 간청하니 그 폐하마저 매일을 노하시는 것도 모르고. 그런 자들이 나에 대해 무얼 안다고, 저리 지껄이는지 당최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은 무얼 들어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니 내가 나서 무얼 해도 듣지 않고 아랑곳하여 나를 끌어내리기 위해 무엇이라도 할 사람들을 내가 어찌 막을까. 매번 폐하께 호소하는 것도 당신의 화를 건드리는 일일 뿐. 다만 당신은 나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시는 분, 이번에도 저를 위해 무엇을 해 주실 건가요?)
...... 사랑하는 폐하. 제게는 이 나라를 말아먹게 할 힘이 없습니다. 폐하께서도 아시지 않으신가요. 폐하께서 제게 많은 것을 베풀곤 하시지만, 그것은 그것일 뿐이지 않으십니까. 제가 감히 겁도 없이 폐하의 나라를 망치는 근원이 될 인물로 보이십니까.
石動 双葉:(그럼, 그렇지. 네가 그럴 사람일 리가 없지. 설령 그렇다 쳐도 나는 끝까지 널 믿을 테니까. 카오루코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곤 태창전 안으로 들어가 화려하게 장식된 검을 뽑아들고 온다. 걱정 마, 아무리 온 백성과 신하가 내 앞에서 등을 보여도 나는 너 하나면 충분하니까.) 그래, 네놈들도 들었겠지. 네놈들은 죄 없는 카오루코를 매도하고 짐을 미쳐버린 폭군으로 만든 대역 죄인이자 간신배, 나라를 팔아먹은 역적이다!
말이 끝남과 동시에 후타바는 바로 앞 줄에 앉은 노신의 목을 벱니다.
신하들의 비명소리가 울리지만, 그들은 도망치지 않고 다시 한 번 고개를 땅에 박습니다.
"폐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후타바는 두 손으로 셀 수 없는 숫자의 신하를 죽이고, 더 죽이기도 손 아프다며 나머지 신하들을 감옥으로 보냅니다.
불길하도록 까마귀가 울어짖습니다.
피웅덩이 한 가운데에서 후타바는 칼을 놓지 않은 채 카오루코를 끌어안습니다.
石動 双葉:네가 내 세상이다. 일백 신하의 목숨을 거두더라도 너를 내놓지는 않을 거야.
그 모습은 어쩐지 폭군이라기보단, 당신밖에는 의지할 곳이 없는 가련한 나무줄기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카오루코는 후타바의 세상입니다.
카오루코는 후타바의 나라입니다.
실감하고 있습니까?
다른 몸종들이 와서 대궐 안을 치우고, 후타바는 다시 정사를 보러 가야 한다며 태창전으로 돌아갑니다.
이따 저녁에는 연회가 있을 예정입니다.
연회복으로 갈아입기 전에 심란한 기분을 떨치려 잠시 궐 안을 돌아도 괜찮겠죠.

影. 대궐영 大闕影 파트입니다.
花柳 香子:(양자전 조사합니다)
자줏빛 바다라는 뜻을 지닌 양자전입니다.
양자전은 4채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는 혹시 모르는 암살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평소 황제가 지내는 건물을 알고 있습니다.
가장 안쪽에 놓인, 입구가 숨겨지듯 한 건물이 바로 그것입니다.
바깥에는 난들이 우후죽순으로 심어져있고, 가까이 다가가면 은은한 꽃향기가 코 끝에 스칩니다.
양자전 내부로 들어서면 폭군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소박한 내부가 보입니다. 침전과 책장이 보입니다.
花柳 香子:(침전 조사합니다)
황제가 수면을 취하는 침전입니다.
붉은 천에 황금 실로 용이 수놓아져 있고, 나라에서 가장 질 좋은 천과 솜을 사용해 어디 하나 배기는 곳 없이 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카오루코, 관찰 롤.
花柳 香子: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베개 밑에 숨겨져 있던 붕대와 단도를 발견합니다.
붕대에는 까맣게 말라붙은 핏자국이 흥건합니다. ……이건 뭔가요?
花柳 香子:(책장 살펴봅니다)
황제가 자주 읽는 서적들과 문서들을 보관해두는 개인 책장입니다.
책장에는 고서부터 논어 같은 기본적인 책들까지 다양하게 놓여져 있습니다.
카오루코, 자료조사 롤.
花柳 香子:
자료조사
기준치: 65/32/13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후 ㅋ)
책들 사이에 삐죽 튀어나와 있는 쪽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
연회가 벌어집니다.
수십의 기생들이 남녀 할 것 없이 비단옷을 입고 나비처럼 춤을 추고, 붉은 꽃 같은 천을 두른 채 두 팔을 하늘거립니다.
가신 하나 없이 오로지 사치와 쾌락으로만 채워진 연회장은 후타바와 당신만을 위한 것입니다.
소리와 나팔 소리가 어둔 밤에 물결을 타듯 울려퍼집니다.
찰나였습니다.
기생 중 하나가 연회장을 뛰쳐나와, 후타바와 카오루코가 있는 곳으로 올라선 것은.
그의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하기도 전에, 카오루코는 기생의 손에 들린 작은 단도를 발견합니다.
기생은 순간 박차고 올라서 후타바를 향해 돌진합니다.
카오루코, 민첩 롤.
花柳 香子:
민첩
기준치: 65/32/13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후타바를 향해 단도를 휘두르는 것을 가까스로 막아냅니다.
하마터면 황제께서 목숨을 잃으실 수도 있는 위험천만하고 아찔한 상황이었습니다.
호위무사들은 당황스러운 얼굴로 서로를 번갈아보다가 급하게 기생을 포박합니다.
가족을 죽였다는, 지옥이 있다면 그곳에서 황제의 사지가 찢어질 거라는 절규가 울려퍼집니다. 그런데, 황제의 상태가 조금 이상합니다.
카오루코, 심리학 롤.
花柳 香子:
심리학
기준치: 75/37/15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花柳 香子:?
방금 전 그런 상황을 겪었는데도 불구하고 후타바는 되려 침착하고 평온합니다.
어쩐지, 후타바에게는 애초부터 칼을 피할 생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카오루코가 막으려 하지 않았다면 치명상을 입어 죽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 기분 탓일까요?
연회는 갑작스럽게 종료되고, 황제는 카오루코와 제대로 된 대화를 할 새도 없이 무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급하게 양자전으로 돌아갑니다.
카오루코 또한 의영전으로 돌아갑니다.
카오루코는 연회를 회상합니다.
순간 당신과 후타바가 있던 곳으로 뛰어오른 기생, 그가 휘두른 단도, 조금도 피할 생각이 없어 보였던 후타바…….
장면들이 환영처럼 스치며 카오루코는 불편하게 잠에 빠집니다.
......
당신이 잠에서 깨어났을 때, 머리맡에는 작은 쪽지가 놓여있습니다.
카오루코, 관찰 롤.
花柳 香子: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미쳣냐 주사위
검은 염소의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쪽지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있습니다.
궁궐의 뒤편으로 향할 경우, 그곳에서는 미리 기다리고 있던 염족의 전달자가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전달자는 곧 내일이 다른 가신들이 반역을 계획한 날이며, 그 전에 후타바에게 젖을 먹여 반역이 일어나기 전에 그들을 처단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반역이 일어날 경우 카오루코 또한 무사하지 못함을 말합니다. 또한 마지막 흑양의 젖을 건넵니다.

影. 대궐영 大闕影 파트입니다.
花柳 香子:(희문정 조사합니다)
연못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정자입니다.
3층짜리 목조건물로, 단순한 정자라기엔 꽤 호화스럽게 지어져 있습니다.
정자의 곁에서는 개구리 울음소리와 정자 옆으로 길게 뻗어있는 소나무에 앉은 소쩍새 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곳에서 후타바와 카오루코는 간혹 술잔을 기울이곤 했었죠.
운치가 있는 장소입니다.
근처에는 신하들이 지나다니며 대화를 주고받습니다.
카오루코, 듣기 롤.
花柳 香子: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번에 염족이 만주 벌판을 차지한 소문 들었나?" 
"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지. 그 근본도 알 수 없는 것들이 어느 새 폐하를 주무르기 시작해서는……." 
"예끼! 이 사람아. 그래서 만주 쪽에도 비상이 걸렸네. 이상한 절 같은 걸 세우곤 주문을 왼다는 거야 글쎄." 
"그건 또 무슨 소린가? 주문이라니? 이상한 신이라도 모신다 이말이야?" 
"그뿐이면 말을 안해, 무슨 제물을 바친다느니 하면서……."
염족에 관한 대화입니다. 그들은 저들끼리 소곤거리며 사라집니다.
花柳 香子:(의영전 조사합니다)
굳세고 영묘하다는 뜻을 지닌, 당신이 머무르는 의영전입니다.
꽃향기에 코가 마비될 정도로 근처에는 많은 꽃이 심어져 있으며, 나라에서 제일 가는 단청쟁이들의 솜씨가 자수처럼 수놓아진 지붕, 기둥 하나마저 허투루 지나치는 법 없이 음각으로 세공되어 있는 것이 사연국의 미학을 향한 집착을 알 수 있습니다.
카오루코, 관찰 롤.
花柳 香子: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익숙한 물건들 사이에서 당신은 검은 보자기에 싸인 낯선 물건들을 발견합니다.
처음 궐에 들어왔을 때 염족의 전달자가 한가할 때에나 읽어보라며 건네주었던 서적들입니다.
제목도 적혀있지 않은 서적들에서 어쩐지 불길함을 느껴 읽어보지는 않았지만요.
서적들을 읽어 보나요?
花柳 香子:(읽어 봅니다)
머리가 아파올 정도로 모독적인 내용입니다.
당신의 민족이 섬기는 신이 이런 모습을 하고 있었다뇨?
카오루코, 이성 체크.
花柳 香子:
SAN Roll
기준치: 64/32/12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1d3 굴려 주세요.
花柳 香子:
rolling 1d3
(
3
)
=
3
이성 3 감소합니다.
花柳 香子:(솔종루 조사합니다)
물소리를 거느린다는 뜻을 지니고 있는 솔종루입니다.
궁궐에서 연회가 벌어질 때면 솔종루에는 밤에도 빛이 꺼지지 않습니다.
누각은 연못가에 놓여져 있으며, 누각 근처의 화단에는 돌담의 아래로 색색의 화려한 모란들이 피어있습니다.
카오루코, 관찰 롤.
花柳 香子: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런데 이상합니다.
이만큼 꽃들이 피어있다면 으레 꽃향기가 나야 정상이거늘…….
호숫가의 물냄새만 날 뿐 꽃향기는 가까이 가도 맡아볼 수 없습니다.
그 근처를 거닐고 있자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려옵니다.
리의 근원을 쫓으면, 돌담 너머로 이어집니다. 궁궐의 바깥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 같습니다.
누가 노래를 하는 걸까요?
花開得豔麗 화개득염려
宮殿裡的牡丹 궁전이적모란
但無濟於事 단무제어사
蝴蝶不感興趣 호접불감흥취
카오루코, 교육 롤.
花柳 香子:
교육
기준치: 65/32/13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화려하게 피었다
궁중 속의 모란
그러나 무슨 소용인가
나비조차 떠난 곳이
대강 이런 가사인 것 같습니다. 뭘 의미하는 걸까요?
......
카오루코는 소식을 듣고 급히 양자전으로 향합니다.
오늘 황제께서 저녁 수라를 물리셨다는 말입니다.
또한 카오루코를 부르고 있다는 말도요.
공기가 폐부를 압박하듯 숨을 조입니다.
이 불안감의 근원이 어딘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껴지는 묘한 안도감 같은 모순적인 감정이 카오루코를 지배합니다.
그 공기는 황궁 전체를 에워싸고 있습니다.
후타바는 죽은 이처럼 가만히 앉아 있다가, 카오루코가 도착하자 조용히 눈을 뜹니다.
후타바의 앞에는 저녁수라 대신 자개상과 익숙한 약주 한 병이 놓여 있습니다.
황제, 당신의 연인은 평온하게 웃는 낯으로 손짓합니다.
石動 双葉:네가 할 일을 마저 해야지, 카오루코.
花柳 香子:(들리는 노래 소리를 잠자코 듣고 보다 폐하께서 저녁 수라를 물리셨다고, 나를 부른다는 소식에 양자전으로 향했다. 공기가 폐부를 압박하는 것처럼 숨을 조인다. 왜인지 모를 불안감도 같이 든다. 근원을 알 수 없지만 계속 속에서는 불안감이 든다. 모순된 안도감마저 든다. 무언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느낌. 태창전을 들어서니 나를 보며 손짓한다. 왜? 태연히 나를 보는 그 눈이 어색하다.) ... 폐하께서 말하는 것이 무엇을 해야 한다는 건지 저는 잘 모르겠는걸요.
石動 双葉:(당황스러움이 가득한 카오루코를 보고도 평온한 표정을 짓는다. 하긴, 다짜고짜 말하면 이해하기 어려울 테니까.) 펑소처럼 약주 안에 넣어야 할 게 있지 않아?
花柳 香子:(어떻게 알고 있었지. 여태 들킨 적 없었던 것 같았는데. 당혹스러운 이 감정을 숨길 수가 없다. 사람이 필사적으로 숨긴 것에는 이유가 있다. 그것이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내가 필사적으로 숨긴 것에는 나쁜 이유가 섞여 있다. 자의가 섞였고, 타의가 섞였다. 시키는 대로 했고, 하고 싶은 대로 했다. 그게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다. 알고 있음에도 해야 했다. 시켰으니까. 당신은 나의 비밀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계신가요. 나의 치부를 알면서도 나를 내치지 않은 건 폐하의 자의인가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저를 위해 흑양의 젖을 들이켰으면서, 그것을 알고도 저를 왜 나무라지 않는지. 후궁의 도리가 아님을 알 텐데도 왜 나를 내치지 않는지. 저는 하나도 모르겠어요. 폐하를 알 수가 없어요. 평온히 웃고 있는 폐하가 미워요. 원망스럽기도 하고요. 아니, 사실 이렇게 되기를 바랐던 건지도 몰라요. 시키는 대로만 하는 것이 지치기 짝이 없었으니까요. 그러고 싶지 않았으니까요. 그런 저를 알아주기라도 하신 건지 이리 묻는 폐하를 보면 웃음이 나요. 제 마음과 소망을 알아주신 것 같아 전 기뻐요. 저는 그런 폐하의 모습을 좋아해요.) 이미 다 아시는 것처럼 구시네요.
石動 双葉:(작은 변화도 없이 여전히 평온한 표정으로 일관했다. 지금의 내 기분이 어떤지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기쁜가, 아니면 슬픈가? 적어도 분노가 일진 않는다. 너를 사랑함에 있어 응당 감내해야 할 수고라면 그게 어떤 거든 받아낼 수 있으니까. 나를 미치게 만들면서도 시야 안에 둘 수 있는 사람은 너뿐이니까. 당혹스럽지만 미소를 머금은 카오루코를 느릿하지만 깊게 쳐다본다.) 저녁을 함께 하면서 술잔을 기울이면, 너를 향한 집착과 애욕이 광기로 물들더라. 그런데 이상하지. 눈에 불이 켜진 채로 잠들게 되면 그때부터 낮까지의 기억이 흐릿해져. 해가 진 후부터는 기억이 돌아오는데 그게 너무 희미해. 재미있지 않냐? (마른 침을 삼키곤 숨을 고른다.) 그런데 어떻게 네 탓을 해. 알면서도 모른 척하면서 받아마신 거라고. 폭군이 되는 길을 걷기로 내가 자처한 거야. 네 잘못은 없어. (카오루코를 쳐다보는 동공이 흔들리는 것 같지만, 다시 목을 가다듬는다.) 곧 반란이 일어날 것 같아. 길에는 끝이 있는 거잖아. (머뭇거리다가 품 안에서 천천히 단도를 꺼낸다.) 네 황제이며, 네 노리개였고. 네 연인임과 동시에 네 것인 목숨이야. ……그러니까 마지막도 네 손으로 부디 거두어 줘. 그들의 손에 유린당하지 않을 수 있도록…….
花柳 香子:(당신이 내게 하는 말, 하는 행동, 내게 보이는 표정이 내게는 달디 단 독인 것을 당신은 아는지 모르는지 평온한 그 행동이 나를 이렇게 만든 거여요. 흑양의 젖을 들이키는 폐하를 보며 제 마음은 어땠을 것 같나요. 그 모습을 보며 광기에 물들어가는 폐하를 보는 제 마음은 또 어땠을까요. 제가 들이키라곤 했어도 제 마음은 그것을 들이키게 해선 안 됐는데 하며 후회하고 후회하는 제 모습은 어떻겠어요. 흑양의 젖의 효과는 '그것을 마신 사람은 자신 앞에 있는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것', 사실은 폐하가 절 좋아하시는 것도 거짓일지도 모르죠. 그럼에도 폐하께선 저에게 사랑을 발음해 주셨죠. 저는 굉장히 기뻤답니다. 그래서 제 연인인 폐하가 나를 향한 그 집착과 애욕을 좋아했어요. 그것이 설령 흑양의 젖 때문에 광기에 물든 애정이라 해도요. 처음 흑양의 젖을 타는 순간에는 자의였고, 마지막으로 흑양의 젖을 타는 순간에는 타의였어요. 내가 원해서 한 것이 아니었죠. 제가 폐하를 사랑하는데, 어찌 그런 용서받지 못할 짓을 했겠어요. 타인에 의해 실행한 것이죠.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런 짓을 하라니, 참 정도 없는 인간들이에요. 여전히 평온하게 바라보는 당신을 보며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할까요. 아니, 제가 지을 수 있는 표정이란 것이 있을까요. 저는 모르겠어요. 이 시점에서 제가 무엇을 해야 하며, 어떤 말을 해야 하고, 어떤 투로 폐하를 봐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하나도 알 수 없어요. 왜냐면 폐하는 저를 탓하지 않으시잖아요. 지을 수 있는 표정도 지을 수 없게끔 하시잖아요. 마치 다 자의로 마신 것처럼,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자신의 몸에 한 것처럼. 사실은 그게 아닌데. 당신의 후궁인 제가 한 건데도요. 왜 제 탓을 하지 않고, 자신이 광기에 물드는... 폭군의 길을 택하신 건가요. 언제든 나를 내칠 수 있는 그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해할 수 없어요. 모든 것이 제 잘못인데, 제 잘못이 아니라 하다니요. 저를 용서할 수 없으실 것을 아는데, 왜 그렇게까지 하며 저를 용서하시고 저를 사랑하시나요. 왜, 왜, 왜. 눈물이 날 것만 같다. 이렇게 나를 위하는 당신이 너무나도 미워서. 위하지 않아도 좋아요. 차라리 나를 유폐하고, 예전의 강인하고 훌륭한 군주가 되어 주세요. 제 죄를 물어 저를 죄인으로 여겨 주세요. 이리 비참할 줄은 몰랐는데, 이리 슬플 줄은 몰랐는데, 항상 폐하께서는 저만을 생각하시나요. 한 번쯤은, 이번만큼은 자신을 생각하셔도 되지 않으신가요. 자신의 마지막까지 내어 줄 만큼 제가 그리도 좋으신가요. 폐하의 그 목숨, 귀히 여겨 마땅할 그 목숨을 제게 바치시는 건가요. 품에서 꺼낸 단도를 바라보고, 당신의 눈을 바라보고, 왕좌의 앉은 당신의 몸을 바라본다.) 목숨을 바치실 만큼 제가 좋으신가요. 제 죄를 물어 저의 숨을 거두어 가시지 않고, 왜 폐하의 숨을 거두어 달라는 건가요. 폐하의 술잔에 매일 밤마다 독을 탄 것은 저인데, 왜 폐하께서 그러시는 거여요. 제 목숨 또한 온전히 폐하의 것임을 폐하도 아시잖아요. 모든 것을 감내하지 마셔요. 자처하지 마셔요. 아시잖아요. 저 또한 죽게 될 거란 것을 아시면서 왜, 제게 폐하의 목숨을 거두라 명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제가 거역하지 못할 걸 알면서도 그러시는 거여요? 끝까지 미워할 수 없게 하시네요. 미워할 마음조차 없었지만.
石動 双葉:(네가 나를 미워하게 되더라도, 원망하게 되더라도, 그러지 말라고 소리쳐도 이미 마음은 굳어진 상태다.) 내가 널 조금만 덜 사랑했더라면 이런 상황이 오지 않았을까? 아니, 이 길의 끝이 이런 거야. 미쳐서 눈이 돌아가 버린 내 상태가 어떻든, 충신들의 외면과 폭언이 어떻든, 연회장에 찾아들어온 자객이 나를 해치려 하든 나는 너를 향한 사랑만 있으면 다 견뎌낼 수 있어. 카오루코, 네가 내 곁에 있으면 나는 다 감내할 수 있어. 있었고, 여전히 유효해. (저를 바라보는 상대방의 눈이 떨린다. 일렁이고, 울렁이고, 부글거린다. 심해 깊은 곳에서부터 출렁이며 올라온 물결이 바다의 표면에서 거칠게 울렁이듯. 아니, 어쩌면 내 눈이 이렇다는 걸 카오루코에게 떠넘기는 건 아닌가. 마음이 착잡하다. 정신이 온전히 돌아오고, 날이 밝아 있을 때 일어났던 일을 되새김질하며 너에게 진실을 토해냈을 때의 반응을 수없이 그려 봤다. 그리고 그 반응에 대한 나의 감정 또한 마음 한 켠에 적어 두었는데. 그랬는데.... 울음일까.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목구멍의 반절을 채운 것 같다. 답답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게 내지를 수 없는 내 자신에게 화가 나는 것 같다. 감정을 컨트롤하듯 천천히, 그리고 또박또박 말을 건넨다.) 어차피 끝날 위태로운 명줄이야. 네 손이 아니면 다른 사람의 손에 의해 끊기겠지. 내 앞을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사랑하는 사람한테 칼을 쥐어 주는 게 낫다고 생각해. 적어도 내 기억 속의 마지막은 온통 너일 테니까. 그러니 카오루코, (나에게 있어 네 마지막 모습은 어떻든 좋을 거다. 울고 있든, 웃고 있든, 원망에 찬 표정이든, 난 그 표정에서 사랑을 읽어낼 거야. 그런 감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난.... 그래도 너의 눈에 비친 내 마지막은 웃고 있는 모습이었으면 하는 바람에 입꼬리를 최대한 올린다. 단도의 칼날 부분으로 고쳐 잡고, 손잡이 쪽을 카오루코 앞으로 내민다.) 마지막 부탁이야. 이 검을 잡고 끝내 줘.
花柳 香子:(이미 마음을 굳힌 상대에게는 그 어떤 것도 통하지 않는다. 동의만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에게 반대는 없다. 당신이 그렇다. 이미 정해진 죽음 앞에서 두려워하지 않는다. 되려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 당신에게 제가 무엇을 할 수가 있을까요. 폐하께서는 이미 다 알고 계신 거겠죠? 제가 폐하의 명을 거역할 리 없다는 것도, 매일 밤마다 술잔에 독을 탄 것도요.) 제가 뭐라고 폐하께서 이렇게까지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다만 여기까지 왔다는 것은 되돌릴 수 없다는 거겠죠. 제가 폐하의 명을 거역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닌 것도 알겠고, 매일 밤마다 술잔에 독을 탄 것도 아시니까요. (순간 모든 것이 흐려진다. 촉촉해진 눈가에는 눈물이 고여 앞을 제대로 볼 수 없다. 흐른다. 젖은 뺨이 거슬린다. 닦고 닦아도 흐른다. 아, 이런 모습 보이면 안 되는데. 울렁이는 감정을 억지할 수 없다. 거칠게 찰랑이면서 흔들리는 이 마음 또한 주체할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운다. 당신을 앞에 두고 운다. 미련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폐하의 목숨을 그저 거둘 수밖에 없는 것이라는 게 비참해. 여태 이걸 위해 독을 탄 것일까. 아니, 이렇게 될 걸 알면서도 나는... 독을 타고 속여왔는데, 그런 나를 용서하는 폐하가 미워서 망설이고 있는 걸까. 주체할 수 없는 감정들을 끌어안고 울부짖으면 달라질까. 나도, 당신도, 이 미래도. 헛된 걸 품으면 이렇게 되는 걸까. 나와 폐하의 길은 애초부터 이렇게 정해져있던 걸까. 정해진 극에 정해진 연기를 하고 이 연극을 끝내게 되면 나도, 당신도 끝나는 걸까. 이 비극도, 슬픔도, 아픔도 모두 끝나는 걸까. 기억 속의 마지막 사람, 그것의 시작은 당신일 거고, 그것의 마지막도 당신일 것이다. 다만 다른 게 있다면 처음은 당신의 웃는 모습이었고, 마지막은 당신의 슬픈 모습이라는 것. 우리의 극의 끝은 비극인가 봐요. 그렇지 않고서야 제가, 폐하가 이리도 비참하고 처참히 끝날 수가 없거든요. 다가오는 당신을 막을 수 없다. 내 앞에 다다른 당신의 명을 거역할 수 없다. 내게 있는 선택지는 당신의 숨을 거두어 모든 것을 끝내는 것. 그렇다면 나는 홀로 남겨지는 걸까. 아니면... 다가오는 반란에 의해 죽는 걸까. 아무렴 모르겠다. 나는 어떤 선택이든 잘 풀릴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니 날선 검을 치켜들어 심장을 겨눠야 했다. 그래야 모든 게 끝난다. 폐하가 웃는다. 마지막으로 남겨질 그 모습조차도 나에게, 나를 생각하며 웃는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건가요. 제가 미우지도 않는 건가요. 저를 그리 생각해 주시니 저는 이 마음에 당신의 숨을 거둬가는 사자가 되어야 하나요. 마음의 보답이 이리도 잔인하다니요. 내미는 단도를 거절할 수 없다. 단도를 받아든다. 제가 폐하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 드릴게요.) 역시 폐하는 이리도 잔인하시네요. 자비를 베풀지 않으시니요. 이 생이 끝나고 다음 생이 올 땐 비극이 아닌 희극으로 만나요. 마지막은 이름으로 부를까 봐요. 연인으로의 마지막을 보내고 싶어서요. 잘 가요. 다신 없을 내 사랑, 후타바 항.
石動 双葉:(독약을 한 사발 집어삼킨 듯한 씁쓸함과 따가움이 심장을 찌른다. 쓰겁게 웃는다. 폭군이라는 타이틀로, 지금까지 거느려 온 나라를 두고, 어떻게 비겁하게 너랑 이곳을 벗어날 수 있을까. 끝끝내 내뱉지 못하고 가슴 한 켠에 고이 접어 둔다.) 그래, 다음 생엔 꼭 웃으면서 만나자. 사랑했어, 카오루코.
당신은 후타바의 부탁을 받아들입니다.
후타바는 그제야 환하게 웃습니다.
그것은 이제와 카오루코가 할 수 있는 후타바를 향한 유일한 사랑의 증명이 아닙니까.
후타바도 그걸 알고 있습니다.
단도의 날이 빛을 받아 번쩍입니다.
목을 그었건 손목을 그었건 가슴이나 배에 찔렀건, 얼마 가지 않아 궁의 바닥은 피웅덩이로 엉망이 됩니다.
카오루코 덕에 후타바는 적어도 폐위된 황제로 기록되지 않을 것입니다.
후타바는 피에 젖어가며 카오루코의 무릎에 누워 잠을 청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처럼 평온한 낯은 얼마 가지 않아 서서히 숨을 멈춥니다.
그러나 반역은 일어날 것입니다.
적어도 당신은 유폐되겠죠.
어쩌면 사형을 면치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은 사랑에 빠져서는 안 되는 이와 사랑에 빠진 대가로는 싼 편이겠죠.
모란이 집니다. 당신의 손 끝으로부터…….
당신은 그의 연인이었습니다.
그가 죽음을 맞이한 그 순간에서야.
종장 二. 그 밤을 원망치 마오
후타바 로스트, 카오루코 로스트?
후타바는 마지막 순간에나마 행복했을 겁니다.















중간에 후타바로 황제 말투 하다가 둘 다 오글거려서 바꿔 버렷읍니다 띠용스럽겟지만 이해해 주세요(.............................)

와! 진짜! 수고 많앗다 카노! 마지막에 젤 길게 쓴 지문이 64줄이라는 말을 듣고 입이 벌어졋습니다 하지만 전 좋아요 긴 지문을 사랑하거든요 ^^ 머리 꺠면서 읽엇잔아,,,, 햄보캐,,,,,,,,,,,,,,,,,, 푹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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