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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아코린] 서버 연결 중! 데누망

인투 2019. 11. 24. 17:23
< 개요 >

게임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언제나 같았던 그 문구.

그 짧은 문장을 본 지도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엔딩을 보지 못한다면 게임을 종료할 수 없습니다. 정말 시작하시겠습니까?

그 문구를 무시하고 'Yes' 버튼을 누른 것이 이 일의 시작이었을까요.

우연히 보게 된 인기 없는 게임을 실행시키고, 엔딩을 보지 못한 것도 어느새 몇 달째.

여전히 게임에서 빠져나가지 못한 당신의 곁에는 NPC가 있습니다.

과연 이 게임에 엔딩이 존재하기는 한 걸까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으니 플레이 예정이 있으신 분들은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KPC 인투 / PC 도토리 님




플레이 시간: 약 11:00~17:00




















191124 
서버 연결 중! 데누망
KPC 시로카네 린코 PC 우다가와 아코
......
<연결 실패! 네트워크 연결이 원활한 곳에서 다시 시도해주십시오.>
눈앞에 뜨는 안내 창.
그리고 이어지는 검은 시야.
이것만 해도 벌써 3번째입니다.
이쯤 되면 게임이 종료되면서 현실로 돌아갈 수 있을 법도 한데, 검은 공간만 눈앞에 펼쳐질 뿐 게임이 종료될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잠시 익숙하지 않은 시야를 견디다 보면,
<연결 성공! 세계에 접속합니다.>
어두웠던 시야가 밝아지자마자 보이는 것은 게임 내에서 용사의 동료로 등장하는 NPC, 린코의 얼굴입니다.
시로카네 린코:아코 쨩... 괜찮아...?
걱정이 가득한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는 린코의 어깨너머에는 익숙한 풍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연결이 끊기기 전 이곳에서 전투가 있었죠.
피가 낭자해야 할 바닥은 말끔하고 린코 역시 몸에 생채기 하나 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시로카네 린코:갑자기 쓰러져서… 엄청 놀랐어…. 다행히 아코 쨩이 쓰러지자마자... 상대가 도망가서... 안전히 피할 수... 있었어….
아코, 지능 체크 해 볼까요.
우다가와 아코:
지능
기준치:50/25/10
굴림:44
판정결과:보통 성공
연결이 끊기기 전 상대는 적의로 가득 차 있던 것 같은데, 오류가 생기기라도 한 걸까요?
어찌 됐든 린코가 다치지 않은 건 다행입니다.
그는 용사의 동료지만 검을 잘 다루지 못할뿐더러, 나서서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요.
... 그러고 보니 검은 어디 갔죠?
몸을 추스르고 일어나 아이템 창을 확인해보면 텅텅 비어 있습니다.
잡템 하나도 남아있지 않아요.
이것 역시 게임과의 연결이 끊기기 시작하면서 생긴 오류 중 하나입니다.
즉, 당신은 게임을 시작한 이래 3번째로 빈털터리가 되었습니다.
아코, 이성 체크 해 볼까요.
우다가와 아코:
SAN Roll
기준치:70/35/14
굴림:59
판정결과:보통 성공
이성 감소 없습니다.
시로카네 린코:우선... 마을로 돌아갈까...?
이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린코는 언제나 그랬듯 당신의 손을 잡고 마을 쪽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우다가와 아코:......으응, 린린! 어서 가자.
정겨운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마을은 항상 시끌벅적합니다.
이곳의 NPC들은 반복되는 대사만을 하는 것이 아닌 마치 현실의 사람처럼 반갑게 이야기를 걸어올뿐더러, 가끔은 일을 쉬고 휴가를 가기도 합니다.
시로카네 린코:지금은 골드도 없는 상태니까... 급한 대로 검을 먼저, ….
아이템을 모두 잃어버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부터 심각해져있던 린코는 중얼거리듯 말을 하다 말고 한자리에서 멈추어 섭니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면 무기점에 보란 듯이 장식되어 있는 검이 보입니다.
'전대 용사의 검'이라고 적혀있는 아이템의 가격은... ... 꽤나 비싸네요.
무기점의 주인은 당신을 알아본 듯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를 청해옵니다.
NPC: 용사님 아니십니까! 이 누추한 곳에 어쩐 일로 찾아오셨는지...
린코는 여전히 시선을 같은 곳에 두고 있습니다.
여태껏 저런 적이 없었는데, 검이 퍽이나 마음에 든 모양입니다.
하긴, 누가 봐도 시선을 빼앗길 만큼 화려하고 잘 제련된 검인 것은 사실입니다.
우다가와 아코:우우, 이야기를 하자면 긴데...... 빠앙! 하고 싸우다가, 쿵, 하고 쓰러져서...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아무것도 없었던 거 있죠? 골드도, 검도 없어져서 무지 곤란한 상황이에요. (린코의 시선을 따라 검을 조금 응시하고는 도로 무기점의 주인에게 눈길을 돌렸다.) ......그으래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인데, ...검을 주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아코, 이것만 있다면 엄~청나게 잘 싸울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재의 사정을 설명하자 무기상은 제 턱수염을 만지며 고민하는듯하더니 솔깃한 제안을 해옵니다.
NPC: 원래는 이러면 안 되는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용사님이시니 의뢰 하나만 해결해주시면 검을 드리겠습니다.
어떠신지요?
레벨은 이미 한계치에 도달한지 오래이니 웬만한 퀘스트는 손쉽게 클리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지고 봐도 이득인 셈이에요.
무기상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눈앞에 안내 창이 떠오릅니다.
<퀘스트를 수락하시겠습니까?>
[ YES l NO ]
우다가와 아코:(고민을 할 이유는 없었다. 퀘스트 수락!)
'YES'를 클릭하자 퀘스트 창에 '무기상의 의뢰'라는 이름의 퀘스트가 등록됩니다.
'자세히 확인하기'를 클릭하면 의뢰의 내용을 알 수 있습니다.
우다가와 아코:(자세히 확인하기를 누른다.)
NPC: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용사님!
퀘스트를 수락했으니 바로 클리어하러 가는 것이 좋겠죠.
길을 떠나려 하는데도 린코는 같은 자리에서 검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아코, 심리학 체크 해 볼까요.
우다가와 아코:
심리학
기준치:30/15/6
굴림:23
판정결과:보통 성공
어째서인지 넋이 나간 것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단순히 좋은 검을 보는 눈빛이 아닌, 그와 다른 무언가에 의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다가와 아코:린린, 괜찮은 거야? 혹시 몸이 안 좋아? (걱정스레 린코를 바라본다.) 우우, 린린.... 혹시 어딘가 아프기라도 한 거라면, 퀘스트는 조금 후에 해도 괜찮아!
시로카네 린코:(아코의 말이 들리자 정신을 차린 듯 눈에 생기가 돈다.) 아... 미안해, 아코 쨩.... 잠시 생각할 게 있어서.... 바로 가자...! 어디로... 가면 돼?
우다가와 아코:정말 괜찮은 거지? 무리하지 않아도 돼. 혹시 조금이라도 안 좋으면 바로 아코한테 말해 줘! 어둠의 힘으로... 린린의 나쁜 기운을, 이렇게... 빠앙~! 해 버릴게! (소리를 내어 웃고는 퀘스트의 내용을 머릿속에서 복기한다.) 으음... 마왕성 근처의... 어둠으로 오염된 마을로 가면 된다고 했어.
시로카네 린코:으, 응...! 정말 고마워..., 아코 쨩. (아코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다. 마왕성 근처....) 마왕성 근처의... 오염된 마을...이구나.... 길은 내가 안내할 테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입가에 미소를 띄우고 아코보다 한 발자국 앞서 걷는다.) 갈까…?
우다가와 아코:우왓, 린린~! 에헤헷, 역시 린린이 최고야! 벌써부터 필연으로 가득 찬 영혼의 파트너의 공명이... 그러니까... ...그렇게 되는구나! (들뜬 표정으로 옆으로 붙다시피 따라간다.) 응, 응. 잘 따라갈게!
항상 그랬듯이 앞장서는 것은 길의 안내를 맡은 린코입니다.
익숙하지 못한 점이 있다면 아까부터 린코는 굳은 표정으로 묵묵히 발걸음만 옮기고 있다는 것이겠죠.
미묘하게 어색한 분위기를 견디며 길을 나아가다 보면, 작은 마을이 눈에 들어옵니다.
마을은 예상과는 달리 조용합니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집들의 문은 굳게 닫혀있고, 창문에는 커튼이 쳐져 있습니다.
당신이 머무르는 마을과는 현저히 다른 분위기가 마치 사람이 살지 않기라도 하는 것처럼 느끼게 해줍니다.
아코, 관찰 체크 해 볼까요.
우다가와 아코:
관찰력
기준치:85/42/17
굴림:18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주변을 둘러보니 떨어져 있는 상자가 몇 개 보입니다.
아마도 무기상이 말한 배달 물품이겠죠.
다행히 일이 쉽게 끝날 것 같습니다.
떨어져 있는 상자는 총 3개.
하나는 린코와 가까이 있으니 맡겨두고 다른 걸 주운 뒤에 돌아가면 되겠어요.
상자를 주우려 무릎을 굽힌 찰나, 린코가 있던 쪽에서 기괴하게 뇌까리는 듯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곳을 바라보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린코, 그리고 그 앞에서 기어 오고 있는...
사람?
그가 지나온 길에는 보라색과 검은색이 혼잡하게 뒤섞인 것 같은 오염된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시체의 것과 같은 푸르스름한 그의 손이 린코의 손을 잡음과 동시에 당신의 발목에서도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체온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손이 미약한 힘으로 당신을 붙잡고 있습니다.
조용했던 마을은 언제 그랬냐는 것처럼 느리고 끔찍한 신음 소리로 뒤덮이고, 이곳저곳에서 한때는 사람이었던 것들이 기어 나옵니다.
마왕의 힘에 오염된 마을.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시간은 이미 멈춘 지 오래입니다.
아코, 이성 체크 해 볼까요.
우다가와 아코:
SAN Roll
기준치:70/35/14
굴림:3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이성 감소 없습니다.
아코, 듣기 체크 해 볼까요.
우다가와 아코:
듣기
기준치:80/40/16
굴림:82
판정결과:실패
" ... ... 부디, ... 저희 마을을... "
짧게 끊기는 목소리는 린코의 것이 아닙니다.
린코의 손을 붙잡은 언데드가 말을 잇고 있습니다.
린코의 손을 잡고 있는 언데드도, 당신의 발목을 잡고 있는 언데드도 어째서인지 공격을 할 의사는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면 상자를 챙기고 이 마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상자를 얼른 챙기고 벗어날까요?
우다가와 아코:(조금만 있어도 기분이 나빠지는 공간, ......서둘러 벗어난다.)
잠깐, 벗어나기 전에 상자는 챙기고 가야겠죠!
아코, 민첩 체크 해 볼까요.
우다가와 아코:
민첩
기준치:65/32/13
굴림:33
판정결과:보통 성공
상자 3개를 모두 획득하고는 린코와 함께 마을을 벗어납니다.
시로카네 린코:잠깐, ... 잠깐만, 아코 쨩! 기다려 줘...!
잡고 있던 손을 뿌리치고 다급히 외치는 린코의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면...
린코는 울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모습에 의문이 들기도 전,
는 당신에게 먼저 가라는 말과 함께 상자를 건네주고는 뒤를 돌아갑니다.
그 한 마디가 너무나 단호했기에 차마 그를 붙잡을 수는 없었지만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밀려들어옵니다.
항상 보았던 그의 뒷모습임에도 지금의 그가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는 건 왜일까요?
게임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홀로 마을에 돌아와 하루를 마치기 전까지도 린코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침대에 누워서 세이브를 하려는 찰나, 울고 있던 린코의 얼굴이 생각납니다.
그가 어째서 울고 있었던 건지,
그의 뒷모습이 왜 낯설게 느껴졌던 건지 의문만 생겨날 뿐 당신이 알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내일 린코가 마을에 돌아온다면 이 모든 의문이 해결될 수 있을까요?
......
세이브를 마치고 나면 검은 시야가 펼쳐집니다.
다른 게임이었다면 세이브를 마치자마자 현실로 돌아갈 수 있었겠지만, 이 게임은 엔딩을 보지 않는다면 돌아갈 수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세이브를 마치고 나서도 의식이 끊기지 않은 채 다른 공간에 머무르게 되는 일은 처음입니다.
통신 오류의 영향이 세이브포인트에까지 미치게 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질퍽, 질퍽,
끈적한 무언가가 발바닥에 눌어붙는 감각이 소름 끼칩니다.
바닥에는 낮에 보았던 언데드의 흔적이 가득합니다.
발을 움직이지 않았음에도 질퍽거리는 액체가 몸을 휘감겨오는 것 같습니다.
아코, 이성 체크 해 볼까요.
우다가와 아코:
SAN Roll
기준치:70/35/14
굴림:55
판정결과:보통 성공
이성 감소 없습니다.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공간에서 당신은 사람들의 모습을 봅니다.
당신을 향한 기대하는 눈빛이, 당신을 향해 뻗은 두 손이,
" 용사님, 부디 사람들을 마왕에게서 구해주세요! "
" 용사님은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에요! "
... 당신에게 향하는 간절한 사람들의 기대가 숨을 턱 막히게 합니다.
오직 당신만을 믿고 의지하는 마을 사람들을 보며 당신은 천천히 입을 엽니다.
시로카네 린코:그럼요...! 절 믿고... 기다려 주세요….
이건 과연 당신의 의지였을까요?
......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눈을 뜨면 어느새 린코가 집에 돌아와 짐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린코는 당신이 일어난 걸 눈치챘는지 웃는 얼굴로 아침 인사를 건넵니다
시로카네 린코:아코 쨩, 좋은... 아침이야.... (웃으면서 일어난 아코를 바라본다.)
우다가와 아코:앗, ...린린, 좋은 아침이야. (어색하게 웃으며 린코를 마주 바라봤다.)
시로카네 린코:잘... 잤어...? 퀘스트 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우다가와 아코:응! 아코는 잘...... 잤어. 아니야, 힘든 일도 없었는 걸.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어제였지만, 지난번과는 달리 아무렇지도 않게 보이는 린코에 긴장이 조금이나마 풀리는 것 같았다.) 린린이야말로 고생 많았어. 도와줘서 고마워!
시로카네 린코:도와줬다... 니.... 길 안내밖에... 해 준 게 없는걸.... (어제 일 때문이었는지 잠시 어색한 웃음이 돌던 아코의 얼굴이 조금씩 풀어지자 덩달아 안도감을 느낀다.) 아코 쨩이 잘 잤다니까... 정말 다행이야....
(웃는 얼굴로 말을 하고는 얼추 짐을 정리한다. 한가득 짐을 넣은 가방을 메고는 잠시 머뭇거린다.) 저기, 아코 쨩.... 할 말이, ... 있는데....
우다가와 아코:에엣, 할 말? (눈을 데굴, 굴리고는 자리에 앉은 채로 린코에 시선을 둔다. 왜인지 무언가를 망설이는 듯한 린코에 조심스러운 투로 말을 이었다.) 뭔데? 린린이 하는 말이라면 뭐든 들어줄 수 있어!
시로카네 린코:그, 그러니까... 그게.... (뭐든 들어줄 수 있다는 아코의 말을 듣고는 조금 더 망설이다가 말을 한다.) 같이... 마왕성에 가자....
지금까지 엔딩을 보기 위해 함께 마왕성에 간 적은 많으나 린코가 먼저 마왕성에 가자는 말을 꺼낸 적은 없었습니다.
엔딩을 보고 현실로 돌아가려면 마왕성을 필수적으로 들러야 하지만 갑작스러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몇 번이고 가보았던 마왕성의 가장 높은 곳, 마왕이 있는 방의 문은 굳게 닫혀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시로카네 린코:아코 쨩... 이제 엔딩을 봐야 할 테니까....
우다가와 아코:엔딩... 을? (당연한 말을 들었는데 왜 이렇게 흔들릴까. 무엇 때문에... 당황하고 있는 거지? 갑작스러운 제안을 들은 탓일 거라 생각하고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그렇지? 으응, ...그렇게 하자.
시로카네 린코:(역시 너무 갑작스러웠던 걸까. 일어나자마자 마주한 표정보다 약간은 더 굳어 있는 것 같아서 가슴 한 구석이 콕콕 쑤신다. 그래도 계속 붙잡아 둘 수는 없으니까. 대답을 듣고는 화젯거리를 돌린다.) 수락해 줘서... 고마워.... 그런데... 어제 받았던 퀘스트는... 마무리 지었어...?
그러고 보니 심란한 마음에 무기점에 들리지도 않고 바로 집으로 돌아와 세이브를 했었습니다.
마을을 떠나는 길에 잠시 들리면 되겠어요.
우다가와 아코:앗, 깜빡 잊었다! 강한 무기가 있다면 마왕을 무찌르는 것도 한결 수월해지겠지? 마왕성으로 가는 길에 잠시 다녀오자! 에헤헷, 린린이 아니었다면 끝까지 완료를 하지 않을 뻔했어.
시로카네 린코:응, 그러자...! 멋진 무기를... 들고 있는 아코 쨩... 정말 멋있을 것 같아....
밖으로 나와 무기점으로 향합니다.
무기점의 주인은 당신을 보자마자 밖으로 나와 반깁니다.
당신은 검을 받고는 이리저리 둘러봅니다.
그러나 당신이 들고 있는 검을 유심히 바라보던 린코는 잠시 웃더니 당신의 손을 잡아끕니다.
시로카네 린코:나름... 좋은 검이지만 가짜네.... 전대 용사의 검은 아니야….
겉으로 보기에는 분간하기가 힘든데도 바로 알아챈 걸 보면 용사의 동료가 맞긴 맞나 봅니다.
플레이어와 깊게 연관되어 있는 NPC이다 보니 전대 용사에 관한 지식도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
산뜻한 햇살,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걷는 길은 모험이 아닌 여행을 떠나는 것 같습니다.
비록 게임 속이라고는 해도 당신이 느끼는 모든 것들은 현실의 것과 같아서 가끔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였죠.
당신 옆의 린코도 마찬가지입니다.
항상 당신을 위하던 그는 실패만 남았던 이 길의 끝에 또 다른 실패가 있다고 하더라도 언제까지나 당신의 곁에 남아줄 것입니다.
지금도 웃으며 당신을 이끌어주고 있는 그는, 당신에게 유일한 사람인가요?
우다가와 아코:날씨 좋다.... (여기에서 조금만 더 가면 마왕성이었던가? 허리춤에 달고 있던 검을 뽑아 다시 살피고는 도로 찼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를 린코의 표정에, 저 역시 묵묵히 앞을 보고 걷다가 무심코 입을 열었다.) 린린, 고마워. 린린이 아니었다면... 아코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었을 일들을 하고 있어. 마왕도, 아코만 있었다면 쉽게 도전을 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거야!
시로카네 린코:(복잡하고 미묘한 마음으로 마왕성으로 가는 길이 썩 달갑지는 않다. 먼저 제안하긴 했지만 아코가 엔딩을 본다면 다시 만날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얼마나 걸었는지 모르겠지만, 옆에서 들리는 아코의 말에 하늘과 주변을 쳐다본다. 날씨가 정말 좋구나. 이런 날씨와 어울리는 아코와 모험을 하고 있는 이 순간이 기뻐서 입가에 미소를 띄운다. 후에 들려오는 말들이 부끄러워 고개를 약간 숙이고는 쑥쓰러움 섞인 목소리로 대답한다.) 나는 정말... 한 게 없는걸.... 아코 쨩이 강하니까... 할 수... 있는 거야.... 그냥... 아코 쨩의 서포터니까.......
우다가와 아코:한 게 없다니, 그런 말은 하지 않아도 돼! 아코는 말이지, 린린처럼 강하고 멋있는 사람은 본 적이 없어. 린린이 없었다면... 아코는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걸? 그러니까, 성타천사 아코 님과 이만한 합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이미 린린의 자질은 증명이 된 채이니라! 린린에게는 고맙다는 말을 몇 번이고 해도 부족하지 않아. 응, 응! 린린, 정~말 동경하고, 또 좋아하고 있으니까! (환히 웃고는 린코의 손을 잡았다. 지난 하루의 근심이 전부 날아가는 느낌에, 미소를 잔뜩 머금고는 보다 힘차게 발을 내딛었다. 린린과 함께여서 정말 좋아. 앞으로도, ...앞으로도.)
시로카네 린코:아, 아코 쨩.... 정말... 고마워.... 나를 멋있게 봐 주는 것도, ... 그리고 강하게 봐 주는 것도... 아코 쨩이라서... 너무 기뻐.... 우리 같이... 더 강해지자...! 나도 아코 쨩을... 좋아하고 있으니까.... (이런 말을 할 때마다 멋있는 사람이라고 말해 주는 아코와 떨어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맞잡은 손에 힘을 줬다. 적어도 같이 있는 동안은 이 손을 놓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린코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해가 질 시간이 되어 하늘이 아름다운 빛깔로 물든 상태입니다.
마침 중간 지점에는 적당한 크기의 마을이 있어 하룻밤을 신세 지기로 결정합니다.
사람들은 용사인 당신을 반갑게 맞이하며 극진한 대우를 해줍니다.
풍족한 저녁 식사도 모자라 푹신한 잠자리까지 제공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그리고 그 선의에 붙는 뒷말은 항상 같습니다.
" 용사님은 저희를 구해주실 테니 이 정도로도 모자라지요. "
아코, 지능 체크 해 볼까요.
우다가와 아코:
지능
기준치:50/25/10
굴림:42
판정결과:보통 성공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린코의 표정은 좋지 않았습니다.
이전의 린코는 마왕성으로 향하는 길에 마을을 방문하는 걸 꺼려 했는데, 이것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족스러운 저녁 식사를 마치고 제공받은 방에 가 침대에 누우면 금방이라도 잠에 들 것 같은 느낌입니다
방을 천천히 둘러보던 린코는 당신이 누운 침대 옆에 멈추어 서더니 무릎을 굽혀 앉고는 눈을 마주칩니다.
시로카네 린코:여기까지 오느라... 많이 힘들었지.... 피곤할 텐데, 오늘은 푹... 쉬자.... 시간은 많으니까... 내일은 서두르지 말고... 마을을 둘러보고... 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아코 쨩....
우다가와 아코:응, 그렇게 하자! 린린도 수고 많았어. 오늘 푹 쉬어야 내일도 이렇~게 빠방! 하는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거야!
처음부터 예정되어 있던 일은 아니지만 가는 길이 급하지는 않으니 린코의 말대로 하는 것도 괜찮겠지요.
제 말에 호응해주는 당신을 보며 살포시 웃던 린코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입니다.
시로카네 린코:잘 자..., 나의 용사.
......
세이브를 마치고 나면 어제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상황에 놓입니다.
마왕성으로 향하는 길에서, 당신은 혼자입니다.
오직 앞만 보고 걸어가는 당신의 시선 끝에는 마왕성이 있습니다.
잠시 들린 마을에서 사람들은 당신을 반깁니다.
그야, 자신들을 구할 수 있는 건 오직 당신뿐이니까요.
극진한 대우를 받으며 당신은 꼭 사람들을 구하겠다는 맹세를 하기도 하고,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작은 일이라도 도우려 나섭니다.
당신이 아니라면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용사로 선택된 그 순간부터 이는 정해진 일이었습니다.
오직 당신만이 마왕을 죽일 수 있고, 사람들을 구원할 수 있습니다.
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신뿐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웁니다.
깜빡,
눈을 감았다 뜨면 당신이 몇 번이고 보았던 마왕성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방 앞에 선 당신은 온몸의 상처에서 느껴지는 고통을 참으며 문에 손을 가져갑니다.
당신이 아무리 다치고 그로 인해 고통을 받는다고 해도 알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사람들은 당신이 가져올 결과만을 볼 뿐, 이곳에서의 당신은 혼자입니다.
손에 힘을 주어 굳게 닫힌 문을 열려는 찰나,
머릿속에 알 수 없는 목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 네가 어떤 사람인지, 가야 할 곳은 어디인지 똑바로 구분하도록 해. "
......
생생한 느낌에 침대에서 급히 몸을 일으켜 세우면 벌써 아침입니다.
게임 속에서 꿈을 꿀 수 있게 되기라도 한 걸까요?
어쩐지 기분이 이상합니다.
린코의 방은 가지런히 정리되어있어 사용하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아무래도 당신이 잠에서 깨기 전에 먼저 밖으로 나간 것 같아요.
우다가와 아코:벌써... 아침인가? 린린은....
린코는 보이지 않습니다.
어디로 간 걸까요.
일단은 밖으로 나가 보는 게 좋겠죠, 아코?
우다가와 아코:(린코의 빈 자리에 의아함을 느끼며 밖으로 나간다.)
그러나 준비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도 린코는 보이지 않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는 당신을 한 NPC가 부르더니 자랑하듯 상점 내에 진열되어 있는 물품들을 보여줍니다.
NPC: 지금은 특별 기간이라 일정한 골드를 지불하면 확률적으로 엄청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데, 어떠십니까?
용사님이시니 특별히 초회는 무료로 해드리겠습니다!
우다가와 아코:(린코를 찾으려 주위를 살피다, 귀에 들어온 말에 호기심이 생겨 눈을 반짝이며 상점에 가까이 다가간다.) 우와, 해 보고 싶어요!
NPC: 하하, 그럼 먼저 이 확률표를 봐 주시고....
제안을 수락하면 눈앞에 확률표가 뜹니다.
1D100 굴려 주세요.
우다가와 아코:
rolling 1d100
(
98
)
=
98
NPC: 아, 아쉽네요, 용사님. 3성 물품입니다....... 자, 여기. <언데드의 너덜너덜해진 옷> 물품 받으십시오!
우다가와 아코:우우, 아쉽다! (씁쓸하게 웃으며 아이템을 받고는 계속해서 린코를 찾으러 가려다, 도로 뒤를 돌아 다시 한 번 상점을 마주했다.) 한 번만... 더 해 봐도 될까요? 에헤헷....
NPC: 그럼요! 당근이지요, 용사님! 골드를 지불하셔야 하는데.......
아코, 행운 체크 해 볼까요.
우다가와 아코:
행운
기준치:70/35/14
굴림:68
판정결과:보통 성공
골드가 있나, 하고 주머니를 뒤적여 보니 한 번 더 뽑을 수 있을 정도의 골드가 있습니다.
이 골드를 NPC에게 주면 될 것 같아요.
우다가와 아코:아, 다행이다. (주머니를 뒤져서 찾은 골드를 상인에게 지불했다.)
1D100 굴려 주세요.
우다가와 아코:
rolling 1d100
(
69
)
=
69
NPC: 아쉽습니다. 또 3성급 아이템이네요, 용사님.... <언데드의 너덜너덜해진 옷> 물품 드리겠습니다! 그런데 3성급 아이템 같은 걸로 두 개를 저한테 주시면 4성급으로 교환해 드리는데, 이건 어떠신가요!
NPC의 말이 제법 솔깃한 것 같습니다.
우다가와 아코:(머쓱한 듯 미소를 지으며 아이템을 받았다가, 이어서 들려오는 말에 표정을 밝히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왓, 그래도 되는 거예요? 감사합니다!

NPC: 그럼요! 저희를 구해 주실 용사이시잖아요! 자, 그러면 어디보자....

4성급 아이템인 <삐까뻔쩍완전멋진이거쓰면나도대암흑마희머리띠> 드리겠습니다. 여기 있습니다요~
우다가와 아코:완전 멋있어! (아이템을 손에 들고는 기쁜 투로 감사를 표했다.) 안녕히 계세요! (정말 다시 린코를 찾으러 가야겠다는 생각에 허리를 살짝 숙여 작별 인사를 하고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어디로 간 걸까, 린린....)
NPC: 안녕히 가십시오, 용사님~~~~~!
획득한 물품을 가지고 마을 내부를 돌아다니다 보면 다른 마을에서는 보지 못한 곳이 보입니다.
'기록 보관소'라고 적힌 건물 안쪽에는 아무 사람도 보이지 않고, 밖에 있는 사람들도 이 건물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아무래도 플레이어에게만 보이는 시스템인듯합니다.
린코가 오기 전에 안쪽을 한 번 둘러보도록 할까요?
우다가와 아코:(다시 발동한 호기심에 건물 외곽을 기웃거리다 안으로 들어가 보기로 한다.)
문을 열고 내부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건 알 수 없는 모양의 동상들.
등에는 날개가 달려 있고 다리에는 집게 같은 것이 달려있는 형태가 기괴하게 느껴집니다.
아코, 이성 체크 해 볼까요.
우다가와 아코:
SAN Roll
기준치:70/35/14
굴림:37
판정결과:보통 성공
이성 1 감소합니다.
불쾌함에 고개를 돌리자 금방 안내 창이 뜹니다.
우다가와 아코:(떠오른 안내 창을 유심히 살피다, 이왕 여기까지 온 김에 살필 수 있는 것은 전부 확인을 해 봐야겠다 생각하고 프롤로그를 먼저 살피기로 마음을 먹는다.)
프롤로그라면 처음 게임을 시작할 때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프롤로그를 선택하자 영상이 재생됩니다.
우다가와 아코:마왕을...... 결국 마지막 목적은 그런 거였지. (다음으로는 모험 기록을 살피기로 한다.)
게임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의 기록을 재확인할 수 있는 메뉴입니다.
날짜 순으로 세이브를 마친 어제까지의 기록이 영상으로 남아있습니다.
우다가와 아코:린린...... 지금은 어디에 있는 걸까? 위험한 일에 처한 건 아니어야 할 텐데. (게임에 대한 내용을 보기로 한다.)
게임의 자잘한 설정과 세계관 등을 설명해주는 메뉴입니다.
우다가와 아코:(표정이 조금 굳는 듯하더니, 이내 미소를 되찾고는 마지막으로 최신 속보를 확인한다.)
모든 정보를 보자 어디선가 알 수 없는 자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 엔딩을 보지 않으면 나갈 수 없는 게임의 인간. 나로서는 구경하기 좋은 상황이야. "
아코, 지능 체크 해 볼까요.
우다가와 아코:
지능
기준치:50/25/10
굴림:40
판정결과:보통 성공
그러고 보니 들어본 적이 있는 목소리인 것 같습니다.
이건 마치... 어제 세이브를 마친 후 잠에서 깨기 직전 들은 목소리 같아요.
" 그렇지만 나를 즐겁게 해준 보답은 해줘야겠지. 네가 정말 현실로 돌아가고 싶다면 이 게임의 NPC를 믿지 않는 게 좋을 거야. "
이 말을 듣자마자 불현듯 린코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당신이 가장 믿는 NPC는...
깜빡,
눈을 감았다 뜨면 아까와 같은 거리의 모습이 보입니다.
방금 들어갔던 기록 보관소는 온데간데없고, 멀리서 당신을 찾는 린코의 모습이 보일 뿐입니다.
아코, 이성 체크 해 볼까요.
우다가와 아코:
SAN Roll
기준치:70/35/14
굴림:68
판정결과:보통 성공
이성 감소 없습니다.
시로카네 린코:아코 쨩, 지금까지... 어디 있었던 거야...? 아무리 돌아다녀도 안 보여서…. 걱정했어....
우다가와 아코:앗, 린린. (아까 본 것은... 환영인가? 아직도 어안이 벙벙한 채로 린코를 바라본다.) 우우, 아코도 마찬가지야! 혹시 린린이 다치기라도 한 건 아닐지 걱정했어. 내내 찾았는데, ...으응, 다행이다.
시로카네 린코:잠깐... 다녀올 곳이 있어서.... 걱정시켜서 미안해, 아코 쨩.... 다친 곳은... 없으니까.... 아코 쨩도... 무사한 거지...?
우다가와 아코:그랬던... 거구나. 응! 아코는 완전 멀쩡해. 에헤헷, 린린이 괜찮다니 다행이야!
시로카네 린코:(웃고 있는 아코를 보며 덩달아 웃음을 보인다.)
이렇게 진심으로 당신을 걱정하는 린코를 믿지 말라니, 대체 무슨 말일까요.
당신은 언젠가는 현실로 돌아가야 하고 그는 게임의 NPC 일뿐이지만 두텁게 쌓인 그간의 신뢰는 무시할 수 없는 것입니다.
풀어두었던 짐을 다시 챙기고 마왕성으로 향하는 린코는 마을에 오기 전처럼 묵묵히 걷기만 합니다.
마왕성에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이 사는 마을은커녕 사람조차 보이지 않고, 황폐화된 땅에는 간간이 몬스터의 사체가 보입니다.
항상 그랬듯 해가 지기 전 야영 준비를 모두 끝낸 채 린코와 함께 바라본 하늘에는 수많은 별이 아름답게 빛나고 있습니다.
아코, 심리학 체크 해 볼까요.
우다가와 아코:
심리학
기준치:30/15/6
굴림:37
판정결과:실패
당신의 옆에 앉아있는 린코의 입가에는 미소가 걸려 있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보는 환하게 웃는 모습입니다.
시로카네 린코:하늘이... 정말 예쁘다.... (환한 얼굴로 밤하늘을 바라보고는 아코를 본다. 슬픔이 섞여 있는 표정이지만 감추려는 듯 더 환하게 웃는다.)
우다가와 아코:응, 하늘이 별로 가득해! 이 순간을 린린과 함께 보낼 수 있어서 기뻐. (린코를 마주하고는 밝게 웃었다. 린코의 웃는 얼굴을 보니 행복했지만, 어쩐지 마음의 한 구석이 시큰거리는 듯한 기운은 지울 수가 없었다.)
시로카네 린코:아코 쨩이 기쁘다고 하니까... 나도 기쁜걸.... 모험을... 많이 해 왔지만... 오늘이 유독 더... 밝은 것 같아.... (하늘에 떠 있는 별처럼 밝게 웃고 있는 아코의 표정이 엔딩 후에도 이어지길 바라며 아코의 표정과 밤하늘을 눈에 가득 담는다.)
우다가와 아코:정말 그런 것 같아. (어떤 곳을 보아도 아름답게 반짝거리고 있는 별들이 탄성을 자아내었다. 시선을 잠시 내리자, 그리도 찬란한 하늘과 대비되는 황폐한 땅에 짧게 한숨을 쉬었다. 분명 사람들을 위해, 또 나를 위해... 마왕을 물리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겠지. 하지만 그 후에는.......) 린린... 아코, 내일도 이런 밤하늘을 볼 수 있을까? 린린과 함께?
시로카네 린코:....... (아코의 물음을 들은 후에도 초점이 약간 나간 눈으로 밤하늘을 응시한다. 대답의 내용이 긍정이든 부정이든 섣불리 대답할 수가 없어서. 고개를 돌려 아코를 바라보고는 미소를 띄운다. 무언가를 말하기 위해 입을 달싹이다가) 아코 쨩.... (초점이 나간 대답이지만 알아주길 바라며 대답한다.) 내일은... 꼭... 엔딩을 볼 수 있을 거야. …. 나를 믿어 줘.
우다가와 아코:(질문에서 벗어난 대답을 듣자 마음이 착잡해졌다. 엔딩을 본다는 것은, 그건 곧 린린과도....... 이 이상을 생각하고 싶지는 않았다. 조금씩 흔들리는 듯한 린코의 목소리에 괜히 기분이 저릿해졌다. 너와 함께 보지 않는 하늘은 분명 이처럼 아름답지 못할 텐데. 별들의 빛이 희미해진 건 기분 탓이겠지. 그를 섣불리 믿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 머릿속에서 회상되었다. 그렇지만, ...그를 믿지 못하면, 대체 누구를 믿을 수 있을까.) 믿어, ...린린.
시로카네 린코:응.... 고마워, 아코 쨩.... (엔딩을 보더라도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잠깐 든 생각이었지만 도로 집어넣었다. 이유 없는 희망 고문은 마음을 더 썩게 만들 테니까. 그래도 엔딩을 보기 전까지 네 곁에 있기로 약속할게. 이 마음이 전해질 수 있도록 손을 더 꼭 잡았다.)
슬슬 세이브를 해야 내일 마왕성에 별 탈 없이 도착할 수 있을 듯합니다.
자리에 누운 당신을 바라보던 린코는 언제나와 같은 얼굴로 다정한 한 마디를 건넵니다.
시로카네 린코:잘 자..., 아코 쨩.
......
세이브를 마치고 눈을 뜨니 벌써 아침입니다.
잠들기 전 린코의 말을 들어서일까요, 이번에는 그 이상한 꿈을 꾸지도 않았습니다.
이미 준비를 마친 린코는 어제나 이틀 전과는 달리 한결 편안해 보이는 얼굴입니다.
이제 정말 마왕성으로 향해야겠죠.
시로카네 린코:좋은... 아침이야. 푹 잤어...? (한결 편안한 표정으로 아침 인사를 한다.)
우다가와 아코:린린, 좋은 아침이야! (지난 며칠보다 훨씬 나아진 듯한 린코의 표정과 목소리에, 은근한 안도감을 느끼며 인사했다.) 응, 응. 정말 잘 잔 것 같아. 린린 덕분이야!
시로카네 린코:나도... 아코 쨩 덕분에... 정말 푹 잘 수 있었어.... (어젯밤보다 밝아 보이는 아코의 표정에 미소를 짓는다.) 그러면... 움직여 볼까...?
우다가와 아코:응! 가자, 린린. (드디어... 시간이구나.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조금 진정이 된 것 같은 기분에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시로카네 린코:(아코와 마왕성을 향해 걷는다. 걷고, 또 걸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가까워진 마왕성을 보며 정말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는 아코 쪽으로 돌아보니 가방에 처음 보는 물건이 있어, 무언가 싶어 물어본다.) 그런데 아코 쨩..., 가방에 있는... 머리띠는... 언제 얻은 건지... 궁금해서....
우다가와 아코:앗, 이거? (마왕성으로 가는 길, 목적지에 정말 가까워졌을 즈음 가방에 두었던 아이템에 대해 묻는 린코에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린린을 찾으러 다니다가, 뽑기를 해서 아이템을 받을 수 있는 상점을 봤거든! 멋있지? 후후, 대마희 아코 님이 한 단계 더 발전했도다!
시로카네 린코:정말 잘 어울리는... 머리띠인걸.... 착용하고 있으면... 더 멋질 것 같아.... 마왕을 한 번에... 쓰러트릴 수 있지 않을까...?
우다가와 아코:그렇게 생각해? 좋았어! 엄청난 힘을 품은 머리띠와 함께, 마왕을 파앙~! 무찔러 버릴게!
시로카네 린코:좋아, 아코 쨩...! 머리띠를 쓰고 활약하는 모습... 기대할게.... (몇 번의 대화를 주고받다 보니 눈앞에 마왕성 문이 보인다.) 드, 들어갈까...?
우다가와 아코:(긴장이 되는 마음으로 문을 응시했다. 잘할 수 있겠지?) 응... 가자. (린린과 함께라면... 하지 못 할 것은 없으니까. 결의를 다지고는 문을 향해 발을 내딛었다.)
마왕성의 내부는 마왕의 기운으로 가득 차 있고, 곳곳에서 누구의 것인지도 모를 말라붙은 핏자국들이 보입니다.
마왕성의 계단을 한 계단, 한 계단씩 올라갈수록 머릿속에는 온갖 생각들이 가득 찹니다.
린코는 자신을 믿어달라고 했는데, 혹여나 이번에도 문이 열리지 않는다면?
그때는 어쩌면 좋죠?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어느새 꼭대기 층의 문이 코앞에 있습니다.
이번에는 제발 문이 열렸으면 하는 마음이 복잡하던 생각을 뒤로 미뤄둡니다.
떨리는 손을 문에 가져다 대면,
- 시스템 오류 - 마왕성 꼭대기 층의 입장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문은 열리지 않습니다.
이번에도 당신은 실패했고, 게임의 엔딩을 보는 건 기대도 할 수 없습니다.
당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린코는 마왕성의 문에 제 손을 가져다 댑니다.
그러자 열리지 않을 것만 같던 문이 긴 시간 끝에 열리게 됨과 동시에 시야가 어두워집니다.
......
당신은 이 문을 열고 마왕을 물리쳤습니다.
드디어 사람들은 구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고, 당신은...
마왕의 힘에 오염되어 사람들에게 잊혀졌습니다.
용사로서의 당신은 더 이상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지 않게 되었고,
마왕의 힘을 강제로 받게 된 결과 새로운 마왕이 되었습니다.
그 성품은 전과 다를 바가 없었음에도 이제는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게 된 당신은 마왕성에 홀로 남아 긴 시간을 외로이 보냅니다.
외로움을 버티지 못해 약 500년의 시간이 흐른 후에야 마왕성을 빠져나가 마을로 향한 당신의 눈에는 새로운 용사로 뽑힌 사람이 보입니다.
그의 웃는 얼굴이 당신에게는 구원이 되어 줄 것만 같아서,
그가 당신을 알아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기에,
이는 충동적인 일이었음을 알고 있습니다.
" 당신이 용사인가요? 저는... ... 당신의 동료로서 이 마을에 오게 된 사람이에요. "
... 이건 누구의 시야죠?
웃는 얼굴의 새로운 용사는 바로 당신. 그리고 당신에게 다가간 그는, ...
다시 밝아지는 시야와 함께 보이는 건 차가운 공기만이 맴도는 방 내부와 그 중앙에 꽂힌 검.
당신의 것과 비슷하게 생긴 검을 자연스레 뽑아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을 왕좌에 앉는 것은 린코.
시로카네 린코:아코 쨩, … 할 수 있다면… 그렇다면 나를…....
...... 죽이길 바라.
우다가와 아코:(시간이 정지된 것만 같았다. 사고 회로가 제대로 작동하지를 않았다. 아니, 부디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이 실제가 아니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 차라리 나의 사고 방식에 오류가 있는 것이기를, 장난이었다 웃으며 평소와 같이 네가 나를 안아 주기를. 동공이 속절없이 흔들리고,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린... 린...? (아닌데, 아니어야 하는데. 그렇지만... 이제야 모든 것이 완벽히 맞아떨어졌다. 그동안 꼭대기 층에 있는 문을 열지 못했던 이유, 그건... 마왕이 방 안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줄곧, 나의 곁에 있었으니까.) 린린, 나는, ......아코는. (파르르 떨리는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좀처럼 네 얼굴을 마주할 수가 없었다. 허리춤에 있는 검의 손잡이를 땀으로 흥건하게 젖은 손으로 잡았다가 놓았다. 린코와 함께 보냈던 시간이, 차곡차곡 쌓았던 추억이, 애정 섞인 대화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린린. (떨리는 목소리로 너를 부르고는, 천천히 발을 움직여 서서히 거리를 좁혔다. 검을 뽑아서 손에 들고는 린코를 응시했다. 매일 안부를 묻던 다정한 목소리가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 따스한 온기가, 잔잔한 공명이, 운명이라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한순간 수면 위로 떠올랐다.) ......미안해. (린코와 눈을 마주치고는, 검을 높이 들어서, ...뒤로 내던졌다. 그리고는 앞으로 뛰어들어 그를 힘껏 안았다. 희미한 웃음기와 애달픔을 머금은 목소리가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렇지만, 아코는...... 그럴 수 없다는 걸 알잖아. 린린, 아코가 어떻게 린린을 죽일 수가 있겠어. (이런 것이 엔딩이라면, 너와 함께 보내는 일상이 가상이라면...... 나는 그것을 현실로 만들게.) 린린, 세상이 아코를 버린다 하더라도... 린린만 아코의 곁에 있어 준다면, 아코는 그걸로 충분해.
시로카네 린코:(왕좌에 앉아서 겨우 입을 떼었다. 아코가 엔딩을 볼 수 있다면 정말 죽을 각오까지 하고 마왕성에 올라왔다. 그럼에도 검을 휘두르지 않길, 작은 희망으로 되뇌인 바람이 이루어진 걸까. 안겨서 떨리는 목소리로 그럴 수 없다고 말하는 아코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팔로 아코를 감쌀 수가 없었다. 죽지 않기를 바랐던 것도 맞지만, 엔딩을 보고 현실 세상으로 돌아가기를 바란 마음이 더 컸기 떄문에. 목 안에 눈물이 가득찬 것처럼 크게 울렁인다. 거세게 몰아치는 슬픔을 담은 듯한 목소리로 말을 건넨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아코 쨩, .... 나는 한낱... 이 게임 속의 NPC인걸.... 아코 쨩마저... 게임 속에 가둘 수는....... 그러니까... (입을 닫고 눈물을 삼킨다. 단호해져야만 해.) 다시 칼을 들고... 나를 찔러 줘, 아코 쨩.......
우다가와 아코:린린, ......기억이 날지 모르겠지만, 린린과 함께 퀘스트를 하러 간 날... 아코는 처음으로 린린이 우는 모습을 보았어. 그때 당시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지만, 아코는 아직도 그 장면을 생생하게 그릴 수 있어. 린린, 울 거잖아. 아코가 린린을 찌르면, 린린은 분명 울 거잖아.... 그런 건 싫어. 린린이 게임의 섭리마저 어기면서 그간 아코와 함께 걸어준 건... 분명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어서잖아. 그 이유를 내치고 싶지 않아. (이는 약속이자, 소신이자, 마지막 신념이었다. 잠시 침묵을 지키고는, 네게 얼굴을 묻은 채로 조용히 말을 이었다.) 있잖아, 린린. ...많이 아팠지? 외롭고, 무섭지는 않았어? 계속 사랑받지 못 하고 살다가, 이대로 세상에서 사라지는 건 너무 불공평하잖아. 그런 건 할 수 없어. 린린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한낱 NPC일지 몰라도...... 아코에게는 유일한 친구이자, 빛이자, 구원인 걸. 린린, 아코는 분명 모두를 위해 싸우는 용사야. 하지만 그 모두에 린린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아코는 차라리 한 사람만을 위한 용사가 될래. 미안해, 린린. 하지만 아코는 린린이 없는 세상에서 지금처럼 행복하게 살 자신이 없어. (하릴없이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고는, 린코를 안고 있는 팔에 힘을 주었다.) 린린, 그러니까...... 안아 주면 안 돼?
시로카네 린코:(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기억이 안 날 리가 없잖아. 하지만.... 얼굴을 묻은 채로 말하는 아코의 선명하지 않은 목소리를 들으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고개를 살짝 들어올리고는 속으로 삼킨다. 외로웠지. 정말 무서웠어. 오백 년 동안 혼자 암흑 세계에서 있는다는 건, 정말.... 죽든, 죽여지든, 죽지 않든 아코를 안아야 한다. 팔을 들고는 아코를 감싼다.) 아코... 쨩.... (떨리는 목소리는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침묵한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이 곳의 조용함이 자신을 누르는 것 같다. 감싸안고 있던 팔을 떼어내고, 고개를 묻고 있던 아코와 눈을 마주한다.) 아코 쨩의 마음... 충분히 알았어.... 나를 위한 용사가 되어 주겠다는... 그 말... 정말 기뻐.... 하지만..., 그래도 나는 아코 쨩이....... (숨이 막히는 것 같다.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말을 전한다.) 현실 세계로... 꼭... 돌아갔으면 해.... 혹시, 혹시 모르잖아,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될지.... 평범한 용사... 둘로... 만나게 될지.......
그러니까……. (단호해지게다고 다짐했던 적이 없었던 듯, 엔딩을 꼭 보여 주겠다고 말했던 적이 없었던 듯, 점점 말꼬리가 흐려진다.)
우다가와 아코:(평범한 용사 둘로 만나게 될지. 린코의 마지막 말이 제 마음을 크게 울렸다. 내가 린린이었다면, ...계속 살아가고 싶을까? 물론 죽고 싶지는 않을 거야. 누구나 그렇듯이. 그렇지만, 이렇게까지 부탁하는데, 그런 목소리로, 그런 표정으로...... 저렇게까지 말하잖아. 저리 확신에 가득 차서 말하는데,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부탁인데, 나는, 나는.......) 린린, ......알겠어. (지긋지긋한 삶이었겠지. 살아 있는 것을 원하지만, 그와 동시에 몇 번이고 죽음을 원했을 거야. 그 생을 적어도 내 손으로 매듭지어 줄 수 있다면, 린린이 원하는 식의 마지막을 , 린린이 원하는 식의 마지막을 선사할 수 있다면... 나의 일격이, 그에게 최후의 선물이 될 수만 있다면. 그러면, 나는......) 고마워, 고마웠어. 정말 좋아해, 린린. 정말로, 정말....... (린린, 나와 보냈던 몇 개월이 린린에게는 행복한 추억으로 남은 것이었으면 좋겠어. 몸을 떼어 뒤로 물러난 다음, 던졌던 검을 도로 들어 린코의 앞에 섰다. 희미한 빛이 반짝였다. 눈을 질끈 감았다 뜬 다음, 린코의 눈을 마주했다. 다시 만날 수 있어. 그때는, 서로를 죽여야 하는 운명이 아닐 거야. 행복하게 손을 잡고, 서로를 보며 아무렇지도 않게 웃을 수 있는, ...그저, 평범한 우리로.) 린린, 한 번만... 마지막으로 한 번만, 웃어 줘.
시로카네 린코:응, 아코 쨩.... 나야말로 고마워.... 정말... 좋은 선택을 해 줘서. 그리고.... (처음 아코에게 마왕성에 가자고 말한 그때부터 생각해 둔 일이다. 몇 번이고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 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들리는 마음은 어쩔 수 없는 걸까. 눈을 천천히 감았다 뜬다. 검을 들고 서 있는 아코의 모습이 시야 한가득 들어온다.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아코의 모습이 검을 들고 있는 모습이라니. 멋지다, 아코 쨩. 양쪽 입꼬리를 올린다. 마왕으로서의 삶을 드디어 종결시키는구나. 아코의 눈에 비칠 마지막 표정을 의식하며 입꼬리를 더 올린다. 최대한 환하게.) 내가 아코 쨩에게... 한 약속을...... 지킬 수 있게 해 줘서....... 우리 꼭... 꼭 다시 만나자, 아코 쨩....
우다가와 아코:(환히 웃는 네 모습을 두 눈에 가득 담았다. 용사로서의 마지막 의무, 너의 용사로서의 마지막 인사. 끝까지 린코는 정말 린코다웠다. 그 흔들리지 않는 긍지와 용기를 사랑하는 것이었는데. ...부디 행복해야 돼. 이제는 아프지 말고, 울지도 말고, 불안해하지 마. 린린은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야. 린린, 부디...... 다음에 만날 때는, 한 치의 슬픔도 없이 만나자. 차마 네 반응을 볼 자신이 없어서 눈을 질끈 감았다.) 안녕, 린린. (어둠 속에서도 네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았다. 제 이름을 부르는, 네 목소리를 기억하며, ...검을 밑으로 내리쳤다.)
당신이 검으로 린코를 내리쳤을 때, 당신의 손에는 검이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그는 꼭 엔딩을 볼 수 있을 거라는 말을 했었죠.
처음부터 당신이 엔딩을 보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그런 당신을 위한 엔딩을 만들어주려던 NPC는 바로 린코였습니다.
어느새 전처럼 미소 지으며 당신을 바라보는 린코의 얼굴에는 피가 가득합니다.
끊어져가는 숨으로 그가 천천히 내뱉은 말은,
시로카네 린코:... 나의 용사, 이건... 오로지 아코 쨩을 위한... 엔딩이라는 걸... 알아줘.
- 최종 던전, 타락한 용사의 방 클리어 -
엔딩에 진입합니다.
'
그동안 고마웠어. 보고 싶을 거야. '
사라져가는 게임 속에서 마지막으로 본 린코의 얼굴은 그렇게 말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
용사는 마왕을 죽이고 고통받던 사람들을 구원해준 영웅이 되었습니다.
이제 이곳의 사람들은 항상 웃는 얼굴로 긴 삶을 살아갈 것이며, 당신 역시 당신만의 삶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모두를 구원해준 용사들에게,
어쩌면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서버 연결 중! 데누망'의 클리어를 축하합니다!
......
푹신한 침대, 익숙한 물건들이 당신이 원래 세계로 돌아왔음을 알려줍니다.
게임 속에서는 6개월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현실 세계에서 지난 시간은 단 하루입니다.
현실에서의 당신이 달라진 점은 하나도 없습니다.
긴 잠을 자다가 깨어나기라도 한 것처럼, 앞에 게임기가 없었다면 지금까지 게임을 했다는 사실도 믿기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게임기에는 엔딩 크레딧이랍시고 검은색 화면이 떠있습니다.
잠시 후에 화면이 하얀색으로 바뀌더니 안내 메시지가 하나 떠오릅니다.
게임을 리셋하시겠습니까?
리셋 버튼을 누를 시 모든 게임 데이터가 삭제됩니다.
[ YES l NO ]
우다가와 아코:...... (화면에 떠오른 메시지를 한참 동안 응시하다가, 다음에 만나자고 한 네 목소리를 생각한다. 새로운... 세계에서, 함께 행복하자고 했잖아.) ...린린. (리셋 버튼을 누른다.)
'YES' 버튼을 클릭하자 익숙한 안내 메시지가 다시 한 번 떠오릅니다.
리셋 완료. 게임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언제나 같았던 그 문구.
엔딩을 보지 못한다면 게임을 종료할 수 없습니다. 정말 시작하시겠습니까?
우다가와 아코:(게임을 시작한다.)
당신은 또다시 게임 속으로 향합니다.
......
당신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이 환호합니다.
그야 당신은 500년 만에 나타난 용사니까요.
떠들썩한 사람들 사이에서 홀로 서 있는 이는 당신에게 익숙한 그 사람,
린코입니다.
당신을 바라보며 섣불리 다가오지도 못한 채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는 전과 달라진 점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대로 기다린다면 린코는 전처럼 당신에게 먼저 다가와 거짓을 말할 것입니다.
이번에는 먼저 다가가 볼 수도 있습니다.
이제 당신은 어떻게 할 건가요?
우다가와 아코:(정말 너인가. 린코, ......린린, 정말 린린이야? 아코를 기억하고 있는 거야? 조금은 망설여진다. 네가 나를 생각하는 방향이 전과는 다를 수 있으니까. 이제는 네가... 네가 아닐 수도 있으니까. ......그렇지만, 다짐했잖아. 더는 도망치지 않겠다고, 더는 망설이지 않겠다고. 너를 다시 보게 된다면, 그때는, 정말 린린의 곁에 있을 거라고. 마음을 굳게 먹고는 천천히 걸음을 떼어서 네 앞으로 향했다.) ......린린. (아직 못 한 말들이 너무 많아서, 재회하게 된다면 하고 싶었던 것들이 너무 많으니까, 이번에는 아코가 먼저 갈게. 이제는 아코가 용기를 내서 린린의 옆에 설 차례야. 린린, ...아코를 기억하고 있어?)
당신은 인파를 헤치고 린코를 향해 나아갑니다.
자신들을 구원해줄 용사이니, 뭐니 하는 말은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습니다.
당신의 눈에는 오직 한 사람만이 들어옵니다.
자신에게 먼저 다가온 당신을 바라보며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는 린코를 보자 불안감이 밀려들어옵니다.
정말 린코가 당신을 잊었다면,
애초에 당신에게 다가올 생각이 없었던 거라면,
그때는 어쩌면 좋죠?
불안감을 애써 감추고 떨리는 눈빛으로 바라본 린코는 전과 같은 얼굴로 당신에게 웃어 보입니다.

시로카네 린코:안녕..., 나의 용사. 안녕..., 나의 아코 쨩. 이번에는... 무슨 엔딩이 보고 싶어?

그와 당신이 만들어낸 것은, 둘을 위한 엔딩입니다.
Ending 4. 둘을 위한 엔딩

린코와 아코는 둘을 위한 엔딩을 만들어 나갑니다.











이렇게 또 새 로운 분을 티알으 세계로 입 문 시켜 버렷네요 ㅎㅎ ㅎㅎ 아이조하 린아코로 이 시날 무 조 건 가야지 가야지 했었는데... 아... 행복합니다,.,., 행복 그 자체입니다.,.,.,,..,,..,., 많이 슬프고 머리 깨고 울고 어!@?>@!? 그랫지만............ 영원하자............ 얘들아............

부 족 키퍼링에도 불구하고 잘 따라와 주신 토리 님께 감사 인사를 올리며 . . . (^^)